항의하자 "생리하나 봐" 조롱 후 옐로카드…'지메시' 지소연에 닥친 봉변
선수협 "심판 퇴출하고 중징계 내려야"
[파이낸셜뉴스] 국내 여자프로축구(WK리그) 경기 도중 여성 주심이 판정에 항의하던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지소연(35·수원FC 위민)에게 성희롱성 막말을 내뱉었다는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는 이번 사건을 단순 판정 시비가 아닌 심각한 인권 침해와 권력 남용으로 규정하고 해당 심판의 즉각적인 퇴출과 전면 쇄신을 강력히 촉구했다.
31일 축구계와 선수협에 따르면 지난 2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 위민과 서울시청의 경기 전반 30분께 지소연이 주심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며 경기가 약 4분간 중단됐다.
당시 상대 선수의 거친 파울에 항의하던 지소연은 배선영 주심이 다른 부심과의 무선 교신 과정에서 "얘가 초반부터 예민하다. 생리하나 봐"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뱉는 것을 직접 들었다.
격분한 지소연이 "선생님, 그런 말씀 하시면 징계감"이라고 항의하자 배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고, 레드카드를 손에 쥔 채 퇴장 조치까지 언급하며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주심은 초기에는 발언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 항의가 거세지자 "우리(심판진)끼리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축구협회 심판팀 역시 "교신에서 직접적인 단어를 쓰지 않았고 선수를 특정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실제로는 월경을 뜻하는 은어인 '걸스데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어만 에둘렀을 뿐 선수의 정당한 판정 항의를 성적 관점에서 폄훼했다는 본질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선수협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즉각적인 진상 조사와 징계를 요구했다. 이근호 선수협 회장은 "선수를 가장 가까이서 보호해야 할 심판이 양 팀 선수들이 듣는 앞에서 특정 선수에게 씻을 수 없는 수치심을 안기고, 카드를 무기 삼아 권력을 휘두른 만행"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훈기 사무총장 역시 "상대 팀 선수들조차 심판 입에서 나온 믿기 힘든 발언을 듣고 경악했다"며 "해당 심판을 그라운드에서 즉각 퇴출하고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해 최고 수위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협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와 공조해 국제축구연맹(FIFA) 및 아시아축구연맹(AFC)에도 공유할 방침이다. 수원FC 위민은 한국여자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에 공식 진상조사를 요청했으며, 연맹도 경기 감독관과 심판 보고서를 토대로 후속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여자축구 A매치 최다 출전(176경기)·최다득점(75골) 기록을 보유한 지소연은 리오넬 메시에 빗대 '지메시'로 불린다. 이날 후반 역전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견인했으나, 경기 중 억울하게 받은 경고로 인해 누적 경고가 쌓여 다음 경기 출전이 정지됐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