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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부친상'에 대법관 재제청 갈등 숨고르기...불씨 남아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靑 "기존 추천 후보 중 다시 제청"…대법원은 절차·법리 검토
2012년 후보 사퇴 당시 추천위 새로 구성…제청권 침해 논란도

조희대 대법원장이 31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고(故) 조부환 씨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웅하고 있다. 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31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고(故) 조부환 씨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웅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의 초유의 갈등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상으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다만 청와대가 기존 추천 후보 가운데 다시 제청할 것을 요구한 가운데, 대법원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후보 선정 절차를 처음부터 밟을 가능성도 남아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전날 부친 조부환씨가 향년 93세로 별세하면서 이날 대법원에 출근하지 않고 경북 포항에 마련된 빈소를 지키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외부 조문은 사절하고 조화나 부의는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당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조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불러 손 후보자 서면 제청 경위 등을 놓고 현안질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부친상을 고려해 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제청 반려 이후 고조되던 청와대와 대법원 간 갈등은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모양새다. 조 대법원장도 앞서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며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이 장례를 마친 뒤 어떤 방식으로 후임 대법관을 다시 제청할지를 놓고 양측의 입장 차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사전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 후보자에 대한 조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와대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당초 추천했던 후보 가운데 손 후보자를 제외한 김민기·박순영·윤성식 후보 중 한 명을 다시 제청해달라는 입장을 대법원에 전달했다. 이 가운데 김민기 서울고법 고법판사가 청와대가 선호하는 후보로 거론된다.

대법원으로서는 크게 두 가지 선택지가 거론된다. 청와대 요구를 받아들여 기존 추천 후보 3명 가운데 한 명을 다시 제청하거나, 대법관 후보 천거부터 추천위원회 구성까지 절차를 새로 밟는 방안이다.

후자의 선례로는 2012년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 사퇴 당시 사례가 거론된다. 당시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사퇴하자 대법원은 약 2주 만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후보 천거 절차부터 다시 진행했다.

현행 법원조직법 해석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면 손 후보자에 대한 기존 제청 절차가 끝난 이상 새로운 제청을 위해서는 추천위부터 다시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반대로 기존 추천위가 이미 적격 후보군을 선정한 만큼 남은 후보 가운데 다시 제청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법원장이 추천위를 다시 구성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법원조직법상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추천할 때마다 새롭게 구성돼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남은 후보는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은 횟수 제한 없이 임명을 거부할 수 있는데 대법원장은 기존에 추천된 후보로만 제청 대상이 한정된다면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형해화하는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기자


#조희대 #대법관 재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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