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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3조 유증에...시장은 '갸우뚱' [fn마켓워치]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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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로드맵 공감 없는 주주 손 벌림" 지적...15.4조 CAPEX 입증이 관건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독 자금조달 카드로 꺼내들었지만, 사업 진행 상황과 중장기 성장 로드맵에 대한 시장의 공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주에게 먼저 손을 벌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달 목적은 분명한 반면, 그 돈이 향할 15조4000억원 규모 투자계획의 설득력은 아직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시장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배정 유상증자 단독 선택은 매우 아쉬운 결정"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주당 132만2000원에 보통주 227만주를 발행하는 3조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조달자금 중 2조7000억원은 스위스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PPG) 인수에, 약 2950억원은 시설자금에 투입된다. 신주 규모는 기존 발행주식의 4.9% 수준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금조달 방법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독 선택한 점은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며 "15조4000억원의 중장기 CAPEX 계획을 하나씩 입증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시장이 불편해하는 대목은 한 달여 전 회사 설명과의 온도차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 PPG 인수 발표 당시 차입과 회사채, 유상증자를 검토하되 증자는 후순위라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3조원을 전액 자기자본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회사는 회사채 시장 위축과 전액 차입 시 부채비율 상승, 향후 대규모 투자가 초기에 집중된 점 등을 배경으로 들었다.

관건은 15조4000억원에 달하는 중장기 투자계획의 가시성이다. PPG 인수와 6·7공장, 제3바이오캠퍼스, 미국 로크빌 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지만 5공장과 미국 공장의 수주·가동률, ADC 수주 실적, 6공장 착공 시기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이 이번 유증 자체보다 향후 투자 성과를 주목하는 이유다.

글로벌 CDMO 경쟁 심화와 노사 문제도 변수다. 론자·후지필름·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이 생산능력과 공정개발 역량을 확대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5월 창사 이후 첫 전면 파업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정적 공급이 핵심인 CDMO 특성상 향후 대규모 CAPEX가 실제 수주와 실적으로 이어지는지가 결국 이번 3조원 유증에 대한 시장 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귀띔했다.

PPG 체력도 검증 대상...수익성 낮은데 밸류에이션 정당화 숙제

더욱이 인수 대상인 PPG의 체력도 검증 대상으로 꼽힌다. PPG는 유럽·미국·인도 등에 6개 생산거점을 둔 펩타이드 CDMO로, 지난해 매출 3억8930만유로, EBITDA 4680만유로를 기록했다. 매출은 15% 이상 늘었지만 수익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낮다. 인수가는 인수설 이전 주가 대비 40%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바이오시밀러 분할로 높인 수익성을 상대적으로 저수익인 PPG 인수로 어떻게 보완할지, 에피스홀딩스와 어떤 시너지를 낼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최대주주의 참여'도 변수다. 예정발행가 기준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배정액은 각각 1조원, 7500억원 안팎이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이 74%를 웃도는 만큼 참여 가능성은 높지만 전액 참여 여부가 투자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신용평가업계는 인수자금 2조7000억원을 차입 대신 자기자본으로 마련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증권가에선 다올투자증권이 목표주가 210만원을 유지한 가운데 DS투자증권은 185만원으로 낮추는 등 시각이 엇갈렸다.

한편 금융당국의 강화된 유상증자 심사도 넘어야 한다. 금감원이 일반주주 권익과 자금 사용 목적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만큼 PPG 인수 필요성과 주주가치 제고 효과에 대한 소명이 요구될 전망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희석률이 5% 수준이라 단기 충격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모달리티 확장과 제3캠퍼스 개발 등 투자 계획을 충분히 설명하고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추가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2022년 3조2000억원 증자 이후 대규모 증설로 성과를 보여줬던 것처럼, 이번에도 PPG에 투입하는 2조7000억원의 몸값을 성장과 수익성으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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