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조선기자재 협력사 인력 영입 늘려…업계 "인력난 우려"[fn마켓워치]
한화엔진, 선박엔진 협력사 인력 영입 지속…업계 "숙련인력 이탈 우려"
[파이낸셜뉴스] 조선기자재 업계에서도 대기업 중심의 인력 재편 우려가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엔진은 STX엔진의 핵심 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2024년 7월 1명을 시작으로 2025년 5월 6명, 2026년 1월 4명, 같은 해 6월 2명 등 총 13명이 설계·서비스(커미셔닝)·조달·인사 부문에서 한화로 이직했다.
잇단 인재 이탈 가속에 STX엔진은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다.
인력 이탈은 올해 하반기 본격화되는 수주 프로젝트의 커미셔닝에도 부담이다. 커미셔닝은 엔진 설치 후 실제 운항 조건에서 작동을 점검·조정하는 경험 집약적 업무다. 숙련 인력이 빠지면서 STX엔진은 현장 대응 체계를 재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설계 부문도 마찬가지다. 35/44DF-CD 엔진은 부품의 약 90%를 STX엔진이 국산화 개발했다. 양산 이후에도 설계사양 관리와 라이선서 규격 조정, 설계 변경 등이 필요한 만큼 개발 경험을 가진 인력의 역할이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규격 조정과 공급업체 관리, 검사 기준 같은 작은 노하우가 쌓여 결국 경쟁력이 된다"고 언급했다.
35/44DF-CD 엔진의 기술자료와 도면에 대한 지적재산권(IP)은 라이선서인 에버렌스(Everllence)가 보유해 한화엔진 역시 라이선스를 통해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STX엔진이 라이선서와 공동 투자해 약 3년간 실증시험을 거치며 확보한 생산기술과 공급망 관리 노하우는 사람에 체화된 자산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STX엔진은 35/44DF-CD 엔진의 국내 유일 실적 보유 기업이다. 핵심 인력 이탈이 현재 수주 경쟁뿐 아니라 향후 사업기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박용 엔진은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STX엔진이 3년에 걸쳐 쌓은 기술을 인력을 통해 확보하면 한화엔진은 추격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STX엔진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STX엔진은 대체 인력 운용과 조직 보강, DF 엔진 전문 필드 엔지니어 'PRO' 직군 신설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해당 엔진의 커미셔닝 경험자를 시장에서 새로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IB업계에서는 기술 집약적 중견기업의 핵심 인력이 대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이동할 경우 K방산 산업 기반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친환경 선박과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 등으로 숙련 엔진 인력 수요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IMO 환경규제 강화로 이중연료 엔진이 차세대 주력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며 "인력 유출로 중견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면 결국 대기업 중심의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엔진 관계자는 "기술사의 라이선싱 개념이기 때문에 기술유출은 맞지 않다"며 "STX엔진의 법적 대응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