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최진환 전 롯데렌탈 사장 선임고문 영입[fn마켓워치]
청호그룹 총괄대표 겸직... 한국 밸류업 승부수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라일이 최진환 전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을 아시아 자문팀 선임고문(Senior Advisor)으로 영입했다. 최근 인수를 마무리한 청호그룹의 지주사 크리스탈홀딩스코리아 최고경영자(CEO) 겸 그룹 총괄대표도 함께 맡는다. 자문과 경영을 한 몸에 묶는 방식으로, 인수 직후 가치 제고(밸류업) 작업에 곧바로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최 전 사장을 선임고문으로 선임하고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투자 기회 발굴, 포트폴리오 기업 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전략적 자문을 맡기기로 했다. 최 고문은 칼라일 아시아의 핵심 경영진 및 투자 자문팀과 협업하는 동시에, 전 세계 투자팀을 지원하는 칼라일의 글로벌 선임고문 네트워크에도 합류한다.
칼라일의 선임고문 제도는 산업별 전직 최고경영자와 전문경영인을 자문 인력으로 확보해 딜 소싱부터 실사, 인수 후 통합(PMI)까지 전 과정에 투입하는 구조다.
최 고문은 국내 모빌리티와 통신, 보안, 금융 서비스를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이다. A.T.커니와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출발해 현대캐피탈 주요 임원을 맡았고,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후 칼라일이 투자했던 ADT캡스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국내 대표 보안 서비스 기업으로 키웠고,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를 거쳐 최근까지 롯데렌탈을 이끌었다. 30년 넘게 서로 다른 산업에서 성장과 혁신을 주도해온 이력이다.
주목할 대목은 칼라일과의 인연이다. 칼라일은 2014년 ADT캡스를 인수한 뒤 2018년 SK텔레콤 컨소시엄에 매각해 국내 시장에서 손꼽히는 성과를 남겼다. 당시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주도한 인물이 최 고문이었다. 검증된 경영자를 다시 불러들여 새 포트폴리오에 배치한 셈으로, 칼라일 특유의 인력 활용 방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렉 젤룩 칼라일 아시아 파트너스 파트너 겸 공동대표는 "최진환 선임고문이 유수의 경영인들로 구성된 칼라일의 글로벌 선임고문 네트워크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며 "ADT캡스 투자 당시 긴밀히 협력하며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체계적인 실행력, 성과 중심의 리더십을 직접 확인했다.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투자 확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의 경험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고문은 "칼라일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 기업 가치 창출을 지원하는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결합해 차별화된 투자 플랫폼을 구축해왔다"며 "다양한 산업에서 축적한 경험과 업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칼라일이 한국에서 이어온 성장세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칼라일은 2026년 8월 청호그룹 인수를 완료했다. 청호그룹은 환경가전 렌탈 플랫폼 청호나이스를 중심으로 필터 제조사 마이크로필터, 엠씨엠, 나이스엔지니어링으로 구성돼 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주력으로 하는 청호나이스는 방문판매 조직과 자체 필터 기술을 함께 보유한 곳이다.
렌탈 사업은 계약이 쌓일수록 반복 매출이 누적되는 구조여서 PEF가 선호하는 자산으로 꼽힌다. 현금흐름 예측 가능성이 높고 인수금융 조달이 수월하다는 점에서다. 다만 국내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신규 계정 확보 경쟁이 치열하고, 해지율 관리와 방문점검 인력 운영 효율화가 수익성을 가르는 변수로 작용한다.
이 지점에서 최 고문의 렌탈 경험이 겹친다. 롯데렌탈에서 그는 차량 관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전환과 신규 사업 확장을 추진했다. 계정 기반 사업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이탈을 줄이고 교차 판매를 늘리는 방식은 자동차 렌탈과 환경가전 렌탈이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에서는 청호나이스의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 구독형 상품 재설계, 필터 계열사와의 수직계열화 효과 극대화가 초기 과제로 거론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렌탈 업종은 신규 계정 확보에 드는 비용을 회수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 실적보다 계정 질과 유지율을 봐야 한다"며 "인수 직후 경영진을 확정하고 곧바로 실행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칼라일이 회수 시점을 염두에 둔 계획을 이미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칼라일은 한국을 아시아 투자의 핵심 거점으로 삼아왔다. 이번 인선은 개별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을 넘어 소비재와 서비스 영역에서 추가 딜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내 PEF 시장에서 경영자 출신 고문을 앞세운 밸류업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칼라일그룹은 지난 6월 30일 기준 4850억 달러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투자회사다. 글로벌 사모투자(Global Private Equity), 글로벌 크레딧(Global Credit), 칼라일 알프인베스트(Carlyle AlpInvest) 등 세 개의 사업 부문을 통해 투자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