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신혼부부 주거 불안 덜겠다"…2030년까지 미리내집 1만7500가구 공급
잠실 르엘서 입주 신혼부부와 간담회
평형 확대·대출 제한 등 제도 개선 요구에
"물량 늘려 선택지 넓히고 제도 보완하겠다"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신혼부부 대상 장기전세주택인 '미리내집'을 2030년까지 1만75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보증금 분할납부와 우선매수청구권 개선 등으로 제도의 실효성도 높인다. 입주민들은 미리내집이 주거 안정과 출산 계획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장기 거주 이후 내 집 마련과 평형 확대, 대출 지원 등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미리내집을 찾아 주거시설을 점검하고 입주 신혼부부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잠실 르엘은 잠실역 인근에 조성된 1865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미리내집 98가구와 장기전세주택 100가구가 포함돼 있다. 서울시가 지난 4월 도입한 보증금 분할납부제를 처음 적용한 곳으로, 미리내집 98가구 중 74가구(76%)가 이 제도를 신청해 입주 당시 내야 할 보증금 약 158억원을 나눠 낼 수 있게 됐다.
오 시장은 미리내집 사업 현황과 보증금 분할납부제 운영 성과를 보고받은 뒤 단지 내 국공립어린이집과 다이닝카페, 주거공간 등을 둘러봤다.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 입주민들은 미리내집 입주로 출산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출과 평형 확대, 장기 거주 이후 내 집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한 참석자는 "20년 뒤 집값 상승을 감당하면서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을 매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거주 기간을 연장하거나 지분적립형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자녀 출산으로 가구원 수가 늘어나면 10년을 기다리지 않고 더 넓은 평형으로 옮길 수 있도록 이주 요건을 완화해 달라"고 말했다. 빈집 발생 시점과 이주할 단지의 위치를 알기 어렵다는 점, 신규 단지의 등기 전 대출 실행과 공동명의 제한으로 사내대출을 받기 어려운 문제도 거론됐다.
오 시장은 "입주 자격을 얻고도 목돈 마련이 어려워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있다"며 "보증금의 70%를 먼저 내고 나머지 30%를 분할 납부하도록 해 입주 포기 사례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량을 많이 확보해야 입주민이 더 넓은 평형으로 옮기거나 향후 분양받을 주택을 선택할 때 선택지가 넓어진다"며 "새로 확보되는 택지에 장기전세주택과 미리내집을 일정 비율 배정하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2024년 7월 미리내집을 처음 공급한 이후 지난 8월까지 총 7108가구를 공급했다. 앞으로 매년 약 4000가구를 확보해 2030년까지 총 1만7500가구를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미리내집 주요 공급 예정 단지는 마곡 16단지, 힐스테이트 마포 더 퍼스트,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 힐스테이트 등촌역 등이다.
현재 장기전세주택 물량의 최대 50%를 미리내집으로 배정할 수 있는 기준을 70%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오 시장은 재개발 용적률 상향 등으로 신규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미리내집 공급도 당초 계획보다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시는 우선매수청구권 개선도 검토한다. 현재는 입주자 모집공고일 이후 출산한 자녀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나, 입주 전 출산한 자녀가 있는 가구도 내 집 마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우선매수청구권의 자녀 수 인정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미리내집은 고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급돼 주거 약자 보호라는 정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장기전세주택은 공공임대가 저소득층만을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중산층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에서 출발했다"며 "청년 시절 집을 살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만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돌아가지 않도록 숨통을 틔우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현재 청년들이 입주하기 어려운 가격대라는 단점은 어떻게 보완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최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