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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압수수색 정보' 브로커에 샜다...유출 경찰관 유죄 뒤집혀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법 "직접증거 없는데 첫 공판서 1심 무죄 뒤집기, 공판중심주의 위반"

축구선수 황의조. 뉴스1
축구선수 황의조. 뉴스1

[파이낸셜뉴스] 축구선수 황의조씨(34)의 불법촬영 사건 압수수색 정보를 브로커에게 흘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경찰관에 대한 유죄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직접증거가 없는 사건에서 항소심이 추가 증거조사도 없이 첫 공판에서 변론을 종결하고 1심의 무죄를 뒤집은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최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경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지난 7월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경감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서 근무하던 2024년 1월 지인인 변호사 B씨에게 황씨의 불법촬영 사건 수사 정보를 알려준 혐의로 같은해 7월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 정보가 B씨를 거쳐 브로커 C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의 단초는 황씨 측 주장이었다. 당시 불법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던 황씨 측은 브로커가 수사 무마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며 접근해 압수수색 장소와 일시 등을 말했다고 주장했고, 이를 계기로 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1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A경감이 정보를 누설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그 밖의 간접증거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정보를 누설할 동기도 석연치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은 이를 뒤집고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두 사람의 관계 등에 비춰 A경감이 B씨에게 정보를 누설할 동기를 추단할 수 있고, 압수수색 정보가 누설된 무렵 관련자들의 통화기록이 확인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항소심은 별도의 증거조사 없이 공판기일을 한 차례만 열고 변론을 종결했다.

대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이 심리 방식이다. 재판부는 "항소심이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는데도 1심 판단을 사후심적으로 뒤집으려면, 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됐다거나 사실인정 논증이 경험칙에 어긋나는 등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 예외적 사정도 없이 1심 사실인정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피고인이 범행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할 만큼 압도적으로 우월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A경감이 압수수색 정보를 누설했다는 직접증거가 전혀 존재하지 않고, 관계자들 역시 누설이나 전달 사실이 없다고 증언한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원심으로서는 곧바로 1심 판단을 뒤집을 게 아니라 B씨와 C씨를 증인으로 다시 신문해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하는 등 절차를 거친 다음, 관련 법리에 따라 피고인이 정보를 누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런 절차 없이 공판기일을 한 차례에 종결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 대해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 항소심의 심리 및 재판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황씨는 지난해 9월 불법촬영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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