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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찰, 실종 298건서 25건 추가 '부적정'… 10건은 안전 확인도 안 했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공식 브리핑서 1차 점검 공개
10건 안전확인 없이 종결 의심
15건 소재확인 뒤 사유 허위기재
기존 2건 포함 27건·전체 9.1%
전국 31만건 점검 실효성 시험대

정태운 제주경찰청 수사과장이 1일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수사 결과와 A경장이 실종팀 근무기간 처리한 298건의 1차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찰은 기존 수사 대상 2건 외에 안전을 확인하지 않고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는 10건과 사실과 다른 해제 사유를 입력한 15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사진=뉴시스
정태운 제주경찰청 수사과장이 1일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수사 결과와 A경장이 실종팀 근무기간 처리한 298건의 1차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찰은 기존 수사 대상 2건 외에 안전을 확인하지 않고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는 10건과 사실과 다른 해제 사유를 입력한 15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실종신고 2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로 구속 송치된 경찰관이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을 다시 점검하자 기존 수사 대상 밖에서 부적정 처리 의심·확인 사례 25건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10건은 실종자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종결한 것으로 의심되고, 15건은 소재가 확인됐는데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사실과 다른 해제 사유를 입력한 사례로 파악됐다.

제주경찰청은 1일 오전 제주경찰청 기자실에서 공식 브리핑을 열고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34)의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수사 결과와 298건에 대한 1차 전수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경찰은 A경장을 공전자기록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이날 제주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 1차 점검에서 새로 확인된 25건 가운데 10건은 A경장이 실종자와 연락하거나 안전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도 소재가 파악된 것처럼 사건을 끝낸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다. 기존 형사사건으로 수사한 30대 여성과 60대 남성 사건을 포함하면 안전 확인 없이 종결한 사례는 모두 12건으로 늘어난다.

나머지 15건은 성격이 다르다. 실종자의 소재와 안전은 확인됐지만 A경장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상자', '변사', '살인' 등 실제와 다른 해제 사유를 입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10건을 허위종결 의심 사례로, 나머지 15건을 허위기록 사례로 분류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추가로 확인한 25명의 실종자는 대면 또는 통화를 통해 현재 모두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수사 대상 2건과 추가 25건을 합치면 경찰의 1차 점검에서 부적정 처리 의심·확인 사례는 27건이다. A경장이 실종팀 근무기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된 298건의 9.1%다.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로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30대) 경장이 1일 오후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제주 실종신고 허위 종결로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제주 서부경찰서 소속 부(30대) 경장이 1일 오후 제주시 이도이동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298건 가운데 157건은 일반 성인 가출사건으로 52.7%를 차지했다. 나머지 141건, 47.3%는 아동과 치매노인, 장애인 등 상대적으로 보호 필요성이 큰 실종사건이었다.

경찰은 A경장이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에서 근무한 지난해 3월10일부터 지난 7월23일까지 처리한 사건을 대상으로 1차 점검을 벌였다. A경장이 실종팀에 배치되기 전 형사팀에서 실종업무를 지원한 사실도 확인돼 당시 관여한 사건으로 조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298건이 최종 조사 대상은 아닌 셈이다.

범행동기에 대한 경찰의 분석도 이날 공개됐다.

A경장은 조사에서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상황을 안일하게 판단했고 사건을 끝내지 않으면 계속 챙겨야 할 업무와 다음 근무자에게 넘겨야 할 부담이 생겨 허위 종결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프로파일러 5명은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따른 피로 속에서 업무태만적 동기가 작용했고 여기에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확인된 처리 방식에는 추가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 남아 있다.

경찰이 지난 8월28일 제주시 한림읍 한 야자수 농장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해당 여성의 실종신고는 담당 경찰관이 실제 연락하지 않고도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처럼 허위 종결한 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교통사고 사망'으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스1
경찰이 지난 8월28일 제주시 한림읍 한 야자수 농장에서 실종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해당 여성의 실종신고는 담당 경찰관이 실제 연락하지 않고도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것처럼 허위 종결한 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교통사고 사망'으로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스1

A경장은 지난 5월 30대 여성 장모씨의 실종신고를 허위 종결한 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을 입력해 관리목록에서 삭제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허위 종결 사실이 나중에 드러날 것을 우려해 기록을 삭제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월 신고된 60대 남성 사건에서는 허위 종결이 내부 결재까지 통과했다. A경장은 실종자와 실제 통화하지 않았는데도 연락이 이뤄진 것처럼 기록하고 사건을 '소재 발견'으로 종결했다. 앞서 신고자가 다른 경찰관과 상담한 기록이 남아 있어 사건 자체를 삭제하면 허위 처리가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경장이 입력한 허위 내용은 상급자 결재를 거쳐 최종 종결됐다. 가족은 허위종결 사실이 알려진 뒤 지난 8월21일 다시 실종 신고를 했고, 해당 남성은 재신고 하루 만인 8월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담당자의 허위 기록을 상급자가 왜 걸러내지 못했는지도 후속 감찰의 핵심이다. 결재 과정에서 실종자의 실제 안전 여부를 어떤 자료로 확인했는지, 담당자가 남긴 기록을 객관적 자료와 대조했는지가 지휘·감독 책임을 가를 쟁점이다. 다만 추가로 확인된 25건 가운데 상급자 결재를 거친 사건이 몇 건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298건의 전체 처리 구조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경찰이 앞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98건 가운데 235건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직접 해제됐고 63건은 시스템에 입력되지 않았거나 등록 이후 삭제됐다.

경찰은 이번에 확인된 25건이 기존 235건과 63건 분류 가운데 각각 어디에 포함되는지를 보여주는 세부 교차분류를 공개하지 않았다. 미등록·삭제 63건의 구체적인 처리 경위와 이번 추가 사례 사이의 관계는 후속 수사에서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이 지난 8월27일 제주경찰청에서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과 관련한 대도민 사과를 하고 있다. 경찰은 담당 경찰관이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을 다시 확인하는 한편 당시 지휘·감독 라인에 대한 별도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이 지난 8월27일 제주경찰청에서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과 관련한 대도민 사과를 하고 있다. 경찰은 담당 경찰관이 처리한 실종사건 298건을 다시 확인하는 한편 당시 지휘·감독 라인에 대한 별도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 내부 감찰도 지휘라인에 머물지 않고 사건 접수부터 종결까지의 처리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과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지휘라인뿐 아니라 함께 근무한 경찰관과 현장 출동 과정, 112치안종합상황실의 신고 처리 등에서 사실관계 확인이 진행되고 있다.

감찰 결과 관리자나 관련 경찰관이 허위보고를 알았거나 의심할 만한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징계 또는 형사수사 전환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30대 여성의 사망 원인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시신 부패로 정확한 사인은 특정하기 어렵고 목맴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과 현장 재연 결과 등을 토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제주에서 시작된 사건은 전국 실종수사 체계 전반의 재점검으로 번졌다.

경찰청은 최근 3년간 종결된 전국 실종사건 약 31만건을 오는 11월 말까지 다시 점검한다. 지난 8월28일 기준 약 1만5100건을 확인했으며 현재까지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사건 종결 방식도 바뀐다. 경찰은 전화 연락 등에 의존한 비대면 종결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담당 경찰관이 직접 만나기 어려울 경우 실종자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이나 관계기관을 통해 안전을 확인하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청. 경찰은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을 계기로 최근 3년간 전국에서 종결된 실종사건 약 31만건을 다시 점검하고, 비대면 종결 제한과 관리자 승인 강화 등 실종수사 절차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찰청. 경찰은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을 계기로 최근 3년간 전국에서 종결된 실종사건 약 31만건을 다시 점검하고, 비대면 종결 제한과 관리자 승인 강화 등 실종수사 절차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형사과장 등 관리자는 실종자 대면 여부와 신원 확인 경위, 안전 확보를 입증하는 객관적 자료를 확인한 뒤 사건 종결을 승인하도록 한다. 전날 접수된 실종신고를 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이 매일 점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인력 문제도 손질 대상이다. 전국 148개 실종전담팀 가운데 111개팀, 75%가 야간에 경찰관 1명만 근무하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야간과 휴일에도 2명 이상이 근무할 수 있도록 인력과 사무분장을 조정할 방침이다.

다만 60대 남성 사건에서 허위 기록이 이미 상급자 결재를 통과했다는 점은 제도 개선의 숙제로 남는다. 결재 단계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화기록과 위치자료, 현장 조치 내용, 전산 수정·삭제 이력 등 객관적 자료를 실제로 대조하는지가 새 종결 절차의 실효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A경장에 대한 기존 2건의 수사는 검찰로 넘어갔지만 제주경찰의 조사는 끝나지 않았다. 추가 25건의 형사책임 여부와 미등록·삭제 사건의 경위, 실종팀 이전 처리 사건, 지휘·감독 책임까지 확인해야 한다.

제주에서 298건을 다시 들여다본 결과가 전국 31만건 재점검으로 이어진 만큼 향후 추가 수사와 감찰 결과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공개하느냐도 경찰 실종수사 체계에 대한 신뢰 회복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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