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풍력전기 곧바로 그린수소로… 상업시설 직접 PPA 국내 첫
제주도·제주에너지공사 1일 공급 개시
3㎿ 풍력서 3.3㎿ 수소시설로 직거래
2023년 물리적 연결에 '계약'까지 완성
도내 재생에너지 1.2GW 확산도 추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풍력발전으로 만든 전기가 인근 그린수소 생산시설로 직접 공급되기 시작했다. 상업 운영 중인 그린수소 생산시설이 정식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국내 첫 사례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와 제주에너지공사는 행원 연안풍력발전 3㎿에서 생산한 전기를 인근 행원 그린수소 생산시설 3.3㎿에 직접 공급하는 PPA를 체결하고 이날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
제주에서 체결된 첫 직접 PPA이기도 하다. 직접 PPA는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가 전력 공급계약을 맺어 전기를 직거래하는 제도다. 국내에는 2022년 9월 도입됐다.
이번 계약의 의미는 이미 이어져 있던 풍력발전과 수소 생산시설의 물리적 연결을 제도상 전력거래 관계로 완성했다는 데 있다.
행원 그린수소 생산시설은 2023년부터 인근 풍력단지와 같은 접속점인 제주에너지공사 변전실을 통해 연계 운영돼 왔다. 실제로는 풍력발전 전기를 이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했지만 발전기와 수소 생산시설 사이에 별도의 PPA가 없어 제도상으로는 한국전력공사 계통전력을 구매하는 구조였다.
이번 계약으로 행원 연안풍력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소 생산시설이 직접 구매하는 거래관계가 만들어졌다. 물리적 전력 흐름과 계약상 전력 조달 구조가 일치하게 된 셈이다.
제주도는 사업자 선정부터 계약 체결, 전력거래 신고와 승인까지 관련 절차를 거쳐 첫 직접 PPA를 성사시켰다. 전력 유관기관과 민간 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도 과정에 참여했다.
제주도는 이번 계약이 그린수소 생산비를 낮추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기를 직접 공급받아 수소 생산시설의 전력비를 줄이고 이를 수소 생산단가 인하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청정수소 인증에도 도전한다. 그린수소가 실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생산됐다는 전력 조달 구조를 제도적으로 갖춘 만큼 향후 인증 과정에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직접 PPA는 제주지역 재생에너지 전력거래 확대와도 맞물린다. 제주도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폐지에 따라 전력시장이 PPA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에 대응해 이번 사례를 도내 재생에너지 발전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제주지역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약 1.2GW 규모다. 제주도는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직접 거래가 늘어나면 재생에너지의 새로운 판매처를 확보하고 전력중개 등 에너지 신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정책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공급 개시 이후 발생하는 망이용료 등 실제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부 인센티브 건의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직접 PPA가 실제 그린수소의 경제성을 얼마나 개선할지는 향후 운영 데이터가 쌓여야 확인할 수 있다. 계약단가와 망이용료 등을 반영한 실제 전력비 절감 규모와 수소 1㎏당 생산단가 변화가 사업 확산 여부를 가를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조선희 제주도 기후에너지국장은 "풍력으로 만든 전기를 수소 생산에 직접 잇는 계약으로 그린수소 생산단가를 낮출 발판을 마련했다"며 "전력중개사업 등 에너지 신산업과 일자리를 키워 성과가 도민 소득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