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오이 '줄기유인' 자동화했더니… 작업시간 58% 줄었다
제주농업기술센터 봄 작형 분석
줄기유인 58.1%·순 관리 51.9% 단축
5열 재배 특품 비율 93.8% 기록
10월 가을 작형서 효과 추가 검증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시설하우스 오이 재배에서 줄기를 자동으로 내리는 장치를 적용했더니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줄기유인 작업시간이 관행 재배보다 58.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 작업과 고온기 하우스 노동 부담을 덜 수 있는 기술로 주목되지만, 제주도는 가을 재배까지 추가 분석해 효과를 다시 검증하기로 했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주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센터는 시설오이 농가를 대상으로 '시설과채류 줄기유인 생력화 기술보급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12월 추진하는 사업으로 넝쿨유인줄 자동화 시설을 보급해 작업시간과 노동력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시설오이는 생육 속도가 빨라 줄기가 자라는 동안 지속적으로 방향을 잡아주고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순을 제거하고 수확하는 작업도 반복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높은 온도의 시설하우스 안에서 작업해야 해 노동 강도가 커진다.
제주농업기술센터가 적용한 넝쿨유인줄 장치는 구동장치를 이용해 유인줄 높이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오이 줄기를 옆으로 계속 이동시키는 기존 방식과 달리 제자리에서 원형으로 감아 아래로 내리는 '수직 내림재배'를 적용한다.
작업자가 줄기를 따라 이동해야 하는 거리를 줄이고 작업 높이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센터는 지난 5~7월 봄 작형에서 기존 6열 관행재배와 자동화 장치를 적용한 5열 재배의 작업시간과 생산성, 상품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5열 재배의 줄기유인 작업시간은 관행 6열 재배보다 58.1% 감소했다. 순 관리 작업시간은 51.9%, 수확 작업시간은 32.3% 줄었다. 생산량은 재배 열 수가 6열에서 5열로 줄었는데도 전체 출하량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품질 지표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특품 비율은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5열 재배가 93.8%, 관행 6열 재배가 78.1%였다. 다만 이번 결과는 자동화 장치 적용 여부와 함께 재배 열 수가 6열에서 5열로 달라진 조건에서 비교한 현장 분석이다. 특품 비율 차이까지 자동화 장치만의 효과로 단정하려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제주농업기술센터가 오는 10월 시작하는 가을 작형에서 작업시간과 생산성을 다시 분석하기로 한 이유다. 계절과 생육 조건이 달라져도 비슷한 노동 절감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판단할 계획이다.
이번 기술은 농촌 인력 부족과 고령화에 대응하는 '생력화' 기술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생력화는 기계·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작업과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식을 말한다.
특히 줄기유인처럼 재배기간 내내 반복되는 작업을 줄일 경우 농가가 필요로 하는 인력과 작업시간을 동시에 낮출 여지가 있다. 고온기 하우스 안에 머무는 시간까지 짧아지면 작업자의 열 노출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허영길 제주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봄 작형 분석에서 줄기유인과 순 관리 작업시간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높은 특품 비율을 확인했다"며 "가을 작형 추가 분석을 거쳐 현장 적용성을 높이고 시설과채류 생력화 기술 보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