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8곳 시범' 딛고 주민자치회 전환모델 다시 짠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도, 27명 정책 워킹그룹 가동
주민대표 14명·전문가·행정 참여
세종 운영사례·제주 특성 함께 검토
10월까지 조례·운영모델 구체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연구원이 지난 8월31일 제주연구원에서 개최한 ‘제주형 주민자치회 성공적 제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와 주민자치 현장 관계자들이 제도전환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2일부터 주민대표와 전문가, 행정 등 27명이 참여하는 정책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제주형 주민자치회 운영모델을 구체화한다. /사진=제주시 이도이동 주민자치회 제공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연구원이 지난 8월31일 제주연구원에서 개최한 ‘제주형 주민자치회 성공적 제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와 주민자치 현장 관계자들이 제도전환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2일부터 주민대표와 전문가, 행정 등 27명이 참여하는 정책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제주형 주민자치회 운영모델을 구체화한다. /사진=제주시 이도이동 주민자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주민자치회 법제화에 맞춰 제주도가 기존 8개 읍·면·동 시범운영을 제주 전역에 적용할 수 있는 제도로 바꾸기 위한 설계에 착수한다. 주민총회와 자치계획의 권한을 어디까지 둘지, 읍·면과 동 지역의 서로 다른 여건을 제도에 어떻게 담을지가 핵심 쟁점이다.

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2일 오후 2시 제주도청 한라홀에서 '주민자치 제도전환 정책 실무협의체'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제주형 주민자치회 제도전환 논의를 본격화한다.

실무협의체는 전문가 5명과 주민대표 14명, 행정 8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됐다. 행정이 제도를 만든 뒤 주민에게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주민자치 현장과 전문가, 행정이 제도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는 구조다.

주민대표에는 제주도 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와 이·통장협의회 관계자뿐 아니라 주민자치회를 시범 운영하는 한림읍·이도2동·용담2동·화북동·성산읍·안덕면·효돈동·동홍동 등 8개 읍·면·동 주민자치회장이 참여한다.

전문가로는 최지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자치분권연구센터장과 강창민 제주연구원 부원장, 윤원수 제주연구원 연구위원, 김흥주 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강호진 제주도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이 이름을 올렸다.

행정에서는 변영근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을 비롯해 도와 제주시·서귀포시 자치행정 부서 관계자, 읍·면·동장이 참여한다.

첫 회의에서는 주민자치회 법제화 이후 달라지는 제도와 전국 정책 흐름부터 짚는다. 최지민 센터장이 제도 변화와 전국 동향을 설명하고 김흥주 연구위원은 세종시의 주민자치회 전환 과정과 운영 사례를 발표한다.

제주가 풀어야 할 과제는 다른 지역의 제도를 그대로 가져오는 데 있지 않다.

제주도는 주민자치회의 역할과 기능, 주민 대표성과 참여 확대, 주민총회와 자치계획 운영방식, 기존 지역공동체와의 관계 등을 주요 논의 과제로 제시했다. 읍·면과 동마다 인구와 생활권, 공동체 구조가 다른 만큼 지역 특성에 따른 단계적 전환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특히 주민총회와 자치계획을 실제 행정·재정과 어떻게 연결할지가 중요하다. 제주도는 올해 주민자치회를 시범 운영 중인 8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주민이 직접 지역 의제를 정하고 사업을 제안하는 자치계획 운영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제주형 모델 논의가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전국적인 제도 변화가 있다. 주민자치회는 오랫동안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됐지만 올해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설치·운영과 행·재정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지방정부마다 시범운영 단계에서 상시 제도로 전환하기 위한 조례와 운영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도 주민자치회 위원 자격의 문턱을 낮추고 주민총회 의결 범위와 자치계획을 확대하는 방향의 참고조례 개정안을 지방정부에 제시한 상태다. 주민참여예산과의 연계, 사무국 운영 등도 제도설계 과정에서 검토할 수 있는 요소다.

제주는 특별자치도라는 행정체계와 읍·면·동의 지역적 차이를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른 시·도와 조건이 다르다. 제주도가 중앙정부의 표준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별도의 워킹그룹을 꾸린 이유다.

제도전환 논의는 이미 공론 단계에 들어갔다. 제주도와 제주연구원은 지난 8월31일 제주연구원에서 '제주형 주민자치회 성공적 제도 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주민자치 현장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제주도는 이번 워킹그룹을 오는 10월까지 운영한다. 정책과제별 토론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주민자치회 설치·운영 조례의 기본방향과 제주형 운영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제도설계안이 나오면 곧바로 확정하지 않고 권역별 설명회와 주민자치 아카데미 등을 거쳐 주민과 기존 주민자치위원들의 의견을 다시 받을 예정이다.

변영근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주민대표와 전문가, 행정이 한자리에 모여 제주형 주민자치 제도를 함께 설계하는 첫걸음"이라며 "전환 속도보다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현장의 의견을 제도설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주민자치회 #제주도 #시범운영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