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가 롤모델… 동남아 최고 산업항구 도시 완성할 것" [베트남 지방성 수장 릴레이 인터뷰]
<4> 레 쭝 끼엔 하이퐁시 부인민위원장
기업의 성공이 곧 하이퐁의 발전
전자·반도체 등 첨단산업 포함
물류·조선업도 중요 육성 분야
락후옌 심해항 중심 생태계 조성
생활인프라 갖춘 첨단 산업도시
지속가능한 산업단지 모델 확대
디지털·그린 전환 동시에 추진
전력·용수 기반시설 확보 총력
"하이퐁은 인천 송도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 한국 기업이 들어와 공장만 짓는 도시가 아니라 이제는 기업과 사람이 함께 정착하고 어우러지는 역동적인 도시를 만들고 싶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인접한 대표적 항만도시 하이퐁의 경제분야를 이끌고 있는 레 쭝 끼엔 하이퐁시 부인민위원장은 지난 7월 하이퐁시 인민위원회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하이퐁시 발전 모델 연구팀이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을 직접 방문해 연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이퐁은 한국의 인천처럼 수도와 가까운 항만도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인천 송도의 발전 모델을 참고해 산업단지와 주거·상업·문화 등 생활 인프라가 결합된 도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북부 최대 항만도시인 하이퐁은 제조업 중심 도시에서 반도체·마이크로칩·스마트 전자기기·전기차 부품 등 첨단전자산업을 품은 첨단산업 도시로 전환을 꿈꾸고 있다. 또 20만DWT급 이상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락후옌 심해항을 확장해 물류·중공업·조선업을 본격 키우고 있으며, HD현대·두산 등 한국 기업들과 관련 투자도 논의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하이퐁시의 최대 투자국이다. 약 540억달러(약 74조5740억원)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가운데 한국 투자액은 약 160억달러(약 22조960억원)로 30%에 육박한다. 2026년 6월 말 기준 하이퐁시 내 산업단지 및 경제특구에는 LG, SK, 삼성 등 대기업을 포함해 총 152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활동 중이다.
끼엔 부인민위원장은 "기업의 성공이 곧 하이퐁의 발전이며, 도시가 발전할수록 기업은 더욱 번창한다"며 행정개혁과 디지털·그린 전환, 인재 양성을 통해 한국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투자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끼엔 부인민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인천 송도를 도시 발전 모델로 연구하고 있다고 들었다.
▲인천 송도를 중요한 롤모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하이퐁시 발전 모델 연구팀이 직접 송도경제자유구역을 방문해 도시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연구해왔다. 인천과 하이퐁은 수도와 가까운 항만도시라는 공통점이 있다. 항만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면서 경제자유구역과 산업단지를 통해 기업을 유치하고, 그 주변에 도시 기능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하이퐁이 지향하는 것은 단순한 산업단지 개발이 아니다. 기업이 공장을 짓고 떠나는 생산기지가 아니라 기업과 근로자가 장기간 머물고 가족까지 정착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거·상업·문화·교육 등 생활 인프라를 산업 개발과 함께 구축하려고 한다.
―앞으로 가장 중점적으로 육성할 산업은 무엇인가.
▲하이퐁에는 이미 전자·제조업 기반이 있고 글로벌 기업과 부품업체도 많이 진출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가공·조립 중심에서 벗어나 연구개발과 고부가가치 생산이 가능한 산업 구조로 전환하려고 한다. 동시에 항만을 활용한 물류와 중공업, 조선업도 중요한 육성 분야 중 하나다. 락후옌 심해항을 중심으로 관련 산업을 배치하고 항만과 제조업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조선 분야에서는 HD현대·두산 등 한국 기업들과도 관련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전자·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뿐 아니라 항만을 활용할 수 있는 산업까지 함께 육성해 산업 기반을 다변화할 예정이다.
―하이퐁의 항만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하이퐁은 항만뿐 아니라 공항·도로·철도·내륙수로까지 5대 교통망을 모두 갖추고 있다. 특히 락후옌 심해항은 하이퐁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 가운데 하나다. 20만DWT급 이상 선박이 접안할 수 있어 대형 선박을 통한 물류가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출입 기업의 물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항만 자체만 발전시키는 게 목표는 아니다. 항만을 중심으로 제조·가공업, 물류, 중공업, 조선업이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남도선 심해항도 추가로 개발해 항만 경쟁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한국 기업에는 어떤 투자를 기대하고 있나.
▲하이퐁은 2030년까지 동남아 최고 수준의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인 산업항구도시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ICT, 디지털, 나노·바이오 기술, 신소재, 제약, 청정에너지, 물류,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된 첨단산업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한국 기업에는 특히 반도체·마이크로칩·스마트 전자기기·전기차 부품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투자를 확대해주기를 기대한다. 심해항과 연계한 현대적인 물류센터와 수소·지붕형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기를 바란다. 특히 투자 규모를 확대 외에 기술 이전과 노하우 공유를 기대한다. 하이퐁과 한국 기업이 단순한 생산기지 관계를 넘어 기술과 인재를 함께 키우는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친환경 산업단지와 디지털 전환도 추진하고 있는가.
▲이제는 산업단지를 얼마나 많이 조성하느냐보다 어떤 산업단지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하이퐁도 양적 확대와 함께 산업단지의 질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인 DEEP C 산업단지는 생태 산업단지 조성과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방향성을 매우 엄격히 준수하며 꾸준히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하이퐁시는 기업들이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산업단지 모델을 확대하려고 한다. 앞으로는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산업단지 구축을 확대하고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요구하는 환경·기술 기준에 맞춰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높이겠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유치하려면 전력과 용수 공급도 중요할 것 같은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산업 발전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하이퐁에는 2개의 대형 발전소가 있고 인근 꽝닌성과 타이빈성도 주요 전력 생산지역이다. 반도체와 첨단전자산업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매우 중요해 기업이 투자한 뒤 전력 부족 때문에 생산에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기반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용수 분야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협력해 수자원 보호와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기업들이 핵심 생산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력과 용수 같은 기반시설부터 충분히 준비하겠다.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 및 투자 지원책은 무엇인가.
▲하이퐁은 행정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부 분야에서는 행정절차 처리 기간을 법정 기준보다 50% 단축했다. 기업과의 소통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2025년에는 8개 부처와 유관기관이 14차례 기업 간담회를 개최했고 이 과정에서 800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했다. 간담회에서 제기된 건의사항 대부분은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해결했다. 아울러, 지난해 6월 베트남 국회는 하이퐁의 전략적 투자 유치를 위한 특별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 재정·토지·세제·과학기술 분야의 차별화된 정책과 자유무역지대 시범사업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투자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정리= [email protected] 김준석 특파원, 대담 = 김관웅 동남아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