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자사주 매입 총력전… 연기금은 ‘팔자’ 엇박자
연기금, 8천억 매도하며 차익실현
삼전닉스 자사주 매입 12조 육박
증시 주요 수급 변수로 자리잡아
기관 물량 흡수하며 주가 떠받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사이 연기금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이 증시의 하방을 떠받치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이 오히려 물량을 내놓고 있는 양상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3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약 7172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이 기간에만 1697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의 매도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시기와 맞물린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가운데 기타법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액은 약 3조5815억원에 달했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확대를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주요 동력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활용할 수 있는 추가 잔여 재원을 110조원으로 추정하고 이 가운데 40조원이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현금배당 전망치 70조원을 포함하면 주주환원 규모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 레벨업과 주주환원 확대는 향후 주가 재평가를 이끌 두 개의 핵심축"이라며 "실적 개선이 기업가치의 상단을 높인다면 대규모 주주환원은 밸류에이션 하단을 끌어올리며 주가 재평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에서도 최근 연기금의 움직임에 변화가 나타났다. 8월 한 달간 약 301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난달 26일부터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연기금은 지난달 26일 SK하이닉스를 95억원 순매도한 데 이어 27일 638억원, 28일 117억원, 31일 331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날도 93억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팔자'로 이 기간 순매도액은 약 1275억원이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됐다. 회사는 오는 11월 19일까지 총 2407만주를 장내에서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한다. 회사는 취득한 자사주를 매입 이후 1~2주 내 소각하고 향후 현금흐름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취득·소각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이미 국내 증시의 주요 수급 변수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20일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누적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달 31일까지 11조8365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3조545억원, SK하이닉스가 8조7820억원을 사들이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흡수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과 연기금 매도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지만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기관 매물을 흡수하는 수급 효과는 분명히 있다"며 "연기금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이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