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이란 경제 질식시킬 것"…美 매주 제재 예고
이번주 은행 이어 다음주 추가 제재
지도부 해외계좌 자산 압류도 추진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이 이란을 국제 금융·경제 시스템에서 사실상 퇴출시키기 위한 전방위 제재에 나선다. 이르면 이번 주 이란이 거래에 이용하는 은행을 추가 제재하고 이란 지도부의 해외 자산까지 압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과 기업에도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앞세워 이란 경제의 돈줄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아마 이번 주 은행 제재를 발표할 것이며 그 다음 주에도 하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며 "이 정권을 경제적으로 질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지난주 공개한 대이란 경제전의 이름은 '경제적 추방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이다. 이란을 세계 금융과 무역망에서 고립시켜 전쟁을 지속할 경제적 능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은 이란과 경제적 관계를 끊지 않는 국가와 기업에 미국의 제재와 경제적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제재 대상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미 재무부가 이란 경제에 필요한 거래를 중개하는 은행들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거래하는 항공기 리스회사와 기업·기관도 제재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란 지도부가 해외에 숨겨놓은 자산도 겨냥한다. 베선트 장관은 재무부가 이란 지도부의 해외 자산을 압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은행 계좌에 있는 자금을 구체적인 사례로 거론했다.
미국은 이미 제재망을 실제 금융기관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지난주에는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도운 것으로 지목된 이집트계 은행의 두바이 지점을 폐쇄했다. 은행과 해외 자산, IRGC 거래기업을 동시에 압박해 이란이 국제 금융망을 우회할 통로까지 차단하려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특히 이번 제재가 미국 단독 행동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G20 회의를 계기로 동맹국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매우 강력한 지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EU와 영국, UAE가 미국의 경제적 추방 작전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는 데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란 정부는 충분한 외환을 확보하고 있다며 미국의 제재 효과도 일축했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 대통령에게 말한다. 이란에는 외화가 있으며 충분히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외환시장 변동성을 진정시키기 위해 최대 20억달러를 시장에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란 경제에 대한 압박은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지난 8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며 달러당 200만리알 선마저 무너졌다. 지난 7월 연간 물가상승률은 66%까지 치솟았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