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세대 간 형평성부터 손봐야"… 경총, 제도 혁신방안 제시
물가만 반영하는 급여조정, 자동조정장치 필요
연금감액·급여구조도 형평성 맞게 손봐야
기금운용, 전문가 중심 독립기구로 재편해야
[파이낸셜뉴스]국민연금 보험료율의 단계적 인상과 소득대체율 상향을 담은 개정 국민연금법이 시행된 가운데, 재정 안정성과 생애 기여-급여 간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는 경영계 제언이 나왔다. 가입자의 제도 수용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2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한 국민연금제도 혁신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재정·부과체계·급여·기금운용 등 제도 전반의 구조적 개선 과제를 제시했다.
경총은 지난해 4월 모수개혁과 함께 국가의 지급보장을 명문화하는 국민연금법이 개정됐음에도, 지난해 11월 실시한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국민연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7%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재정기반 △가입유형별로 다른 보험료 부과·징수체계 △사회·경제 변화에 맞지 않는 연금감액제도 △소득재분배에 치우친 급여구조 △기금운용 거버넌스의 전문성·독립성 부족 등이 국민 신뢰를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총은 먼저 물가상승률뿐 아니라 기대수명 증가, 가입자 감소 등 인구·경제 변수를 함께 반영하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 재정 안정성과 세대 간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OECD 연금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 38개국 중 24개국이 이미 이런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징수체계도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사업장가입자와 달리 지역가입자는 소득을 직접 신고해야 해 과소신고나 체납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만큼, 신고소득 원칙은 유지하되 국세청 과세자료와 연계·검증을 강화하는 '하이브리드형 부과체계'로 개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금감액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재직자 노령연금 감액제도와 노령연금·유족연금 중복급여 감액제도가 달라진 사회·경제적 여건이나 가입자의 생애 기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관련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급여구조 재설계도 제안됐다. 현행 국민연금이 균등급여와 비례급여를 5대5 비중으로 반영해 소득수준별 소득대체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만큼, 균등급여 비중은 줄이고 비례급여 비중은 늘려 기여와 급여 간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금운용 거버넌스 개편 필요성도 제기됐다. 정부와 가입자 대표 등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원회를 투자·금융 전문가 중심의 상설기구로 바꿔 전문적이고 책임 있게 기금을 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모수개혁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은 제도의 기본 원칙과 운영체계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세대 간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가입자의 기여가 급여에 공정하게 반영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기금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모든 세대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국민연금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