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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재 서스틴베스트 회장 "소버린 주주총회 구축해야" [fn마켓워치]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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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의결자문사에 맞서 기업 지속가능한 성장 추종할 것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회장이 2일 서울시 중구 소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스틴베스트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회장이 2일 서울시 중구 소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스틴베스트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인공지능(AI) 주권 논쟁에 이어 자본시장에서도 '주권'을 세워야 한다며 '소버린 주주총회' 구축을 제안했다. 국내 상장사의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인 주주총회의 의결권 판단이 소수 해외 자문사에 과도하게 좌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핵심 인프라로는 토종 의결권 자문사 육성을 지목했다.

2일 류 회장은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서스틴베스트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소버린 주주총회를 구축해야 한다"며 "그 핵심 인프라는 토종 의결권 자문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설립 초기의 척박했던 환경도 되짚었다. 류 회장은 "2006년 회사를 세운 뒤 ESG 평가를 한다고 하니 ESG와 MSG가 무슨 관계냐는 반응이 돌아왔다"며 "우리 기업과 자본시장을 지속가능하고 건전하게 만드는 일을 하면 시장과 수요는 뒤따라올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국내 ESG 시장의 부침에 대해서는 "2022년 말 ESG 광풍이 불었지만 2~3년 만에 고요해졌다"며 "뿌리가 얕은 나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는 원리가 ESG에도 적용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후발국 시절의 단기 효율성과 생산성 중심 패러다임을 미래지향적인 지속가능성으로 갈아 끼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이 '주총 주권론'을 꺼낸 배경에는 높아진 외국인 지분율이 자리한다.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지분 비중은 30% 수준이며 4대 금융지주는 평균 64%에 달한다. 상당한 의결권을 가진 해외 기관들이 참고하는 판단 근거는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 글로벌 자문사에 집중돼 있다. 두 회사의 세계 의결권 자문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합병, 배당,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서 국내 상법 체계나 시장 관행과 동떨어진 권고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있다"며 "해외 자문사들은 일률적인 글로벌 스탠더드의 잣대를 댄다"고 지적했다.

다만 외국인 투자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해외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를 제한하자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의결권을 행사할 때 우리 시장의 맥락과 정확한 정보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외국계 자문사의 권고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돼 왔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비롯해 주요 기업의 이사 선임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국내 기관과 해외 자문사의 판단이 엇갈렸다. 지주사 체제와 순환출자 해소, 상속·증여 세제 등 한국 특유의 제도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류 회장은 이를 '소버린 AI' 논쟁의 연장선으로 봤다. 그는 "소버린 AI가 데이터와 컴퓨팅의 자립 위에 서듯 소버린 주주총회는 우리 기업과 시장을 가장 정확히 읽어내는 자문 인프라 위에서 가능하다"며 "관성적인 해외 의존과 선진국 방식의 무비판적 수용에서 탈피해야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스틴베스트는 2010년대 초부터 기업 거버넌스와 소수주주를 위한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류 회장은 "15년 전부터 토종 의결권 자문사가 필요하다는 시각으로 이 일을 해왔다"며 "상법 개정으로 기업 거버넌스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거버넌스 개혁의 기준으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제시했다. 류 회장은 "거버넌스 개혁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종하는가라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각 집단의 이익에 경도되지 않고 새로운 프레임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금실 대한민국 글로벌기후환경대사(전 법무부 장관)는 "기후 환경과 관련해 기업의 법적 책임을 묻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ESG는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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