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금융시장 '트리플 약세'..주가·채권가격·엔화 동반 하락
닛케이 장중 2.9%↓·장기금리 3.015%·환율 160엔
유가 급등에 미일 금리 인상 전망까지 겹쳐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금융시장이 2일 주식과 채권, 엔화 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장중 1900엔 넘게 떨어지며 낙폭이 2.9%에 육박했고 국채 매도세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채권 가격 하락으로 장기금리는 한때 연 3.015%까지 치솟았다. 엔화 가치도 달러당 160엔대로 밀려나고 있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뛰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742.18p(2.63%) 내린 6만4473.16에 오전장을 마쳤다. 장중 낙폭은 한때 1900p를 넘어서며 하락률이 2.9%에 육박했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이 사실상 전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 등 반도체주와 전자부품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금리 지표인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전날보다 0.010%p 오른 연 3.015%를 기록했다.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의 최고치다. 전날 3.005%로 3% 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채 매도는 전 만기로 확산하고 있다. 2년물 금리는 연 1.840%로 1995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5년물은 사상 최고인 2.295%까지 올랐다. 20년물은 3.900%, 30년물은 4.195%로 상승했다.
엔화 가치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달러당 160.28엔으로 전날 오후 5시보다 0.30엔 하락했다. 유가 상승으로 원유 수입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와 수입 기업의 달러 매수 수요가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트리플 약세를 촉발한 직접적인 원인은 중동 정세 악화와 유가 급등이다. 미국과 이란이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92달러대까지 뛰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하고 기업 실적과 소비를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식과 채권 매도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조기 금리 인상 전망도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이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2%에 가까워지는 상황에서는 이전보다 물가의 상방 위험에 더 주의를 기울여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카타 하지메 BOJ 심의위원도 올해를 통화정책 정상화의 '제3국면'으로 규정하고 "일본에서도 기동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익일물 금리스와프(OIS) 시장에서는 BOJ가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25%p 인상할 확률이 94%까지 치솟았다.
미국발 금리 상승도 부담을 더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일 한때 연 4.80%로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급등과 추가 금리 인상 전망, 연방정부 부채 증가,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기업 자금 수요가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5% 돌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일본의 통화정책 정상화도 압박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우에다 총재에게 "엔화의 상당한 저평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이 단호한 시장·통화정책 조치를 취하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4%를 넘으면 증시 충격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다케이 다이키 리소나홀딩스 전략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장기금리가 4.3%까지 오르면 향후 1년 이내 네 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한 수준이 된다"며 "그 정도 속도로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분이 상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AI 투자와 실적 개선 기대가 금리 상승 충격을 막아왔지만 금리가 4%대로 올라서면 일본 증시의 상승 동력인 기업이익 성장 시나리오도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