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뒤틀린 가족관계' 2년 더 바로잡는다… 4·3희생자유족회 "명예회복 기회"
정정 신청 2028년 8월까지 연장
무호적·사망오류·혼인·입양 구제
4·3위원회 심의로 공적 구제 확대
유족회 "미신청 없도록 지원해야"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4·3으로 실제 가족관계와 법적 기록이 어긋난 희생자·유족들이 가족관계등록부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간이 2년 더 늘어났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고령화한 1세대 유족과 후손에게 남은 명예회복 기회를 넓힌 조치라며 신청 대상자를 적극적으로 찾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일 제주4·3희생자유족회에 따르면 유족회는 가족관계등록부 작성·정정을 위한 신청기간을 2028년 8월31일까지 연장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 시행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회는 이번 개정을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향한 또 하나의 이정표"로 평가했다. 특히 4·3을 직접 경험한 1세대 유족이 고령화하고 있는 만큼 2년의 추가 신청기간이 유족과 후손에게 중요한 명예회복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4·3은 희생자의 생명뿐 아니라 남겨진 가족의 법적 관계에도 깊은 흔적을 남겼다.
혼란 속에서 숨졌지만 사망 사실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희생자가 있었고 호적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은 무호적 희생자도 발생했다. 실제 부부로 살았지만 법적으로 혼인관계가 남지 않거나 부모와 자녀, 양부모와 양자녀 관계가 현실과 다르게 기록된 사례도 생겼다.
유족들이 이런 기록을 바로잡으려면 과거에는 개별적으로 소송이나 비송절차를 거쳐야 했다. 고령 유족이 직접 자료를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컸다.
제도는 단계적으로 보완됐다. 2021년 4·3특별법 전부개정에 이어 2024년 사실상 혼인·입양 관계에 대한 특례가 마련됐고 대법원 관련 규칙도 정비됐다. 이에 따라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의 조사와 심의·결정을 거쳐 가족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공적 구제절차가 확대됐다.
이번 시행령 개정은 이 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2년 더 확보한 조치다.
신청 대상에는 희생자의 사망 사실 기록과 정정, 무호적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부 작성 등이 포함된다. 희생자와 사실상 자녀 사이의 친생자관계 존재 확인과 사실상 혼인관계, 사실상 양친자관계에 대한 결정도 대상이다.
유족회는 "신청기간 연장 못지않게 실제 대상자를 찾아 제도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 유족이나 제주 밖에 사는 후손이 제도 자체를 알지 못해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주도 등 관련 기관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접수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청을 위한 자료 확보와 절차 안내도 중요하다. 4·3 당시 상황을 증언할 1세대가 줄어드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관계를 입증하는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유족회는 "시행령 개정이 신청기간 연장에 머물지 않고 엄격하고 공정한 조사와 종합적인 심의를 거쳐 희생자와 유족의 온전한 명예회복과 실질적인 권리 회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신청기간 2년 연장은 고령화하는 1세대 유족과 후손에게 소중한 명예회복의 기회"라며 "단 한 명의 억울한 유족도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세심한 접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4·3의 진실과 명예회복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더욱 탄탄해지길 바란다"며 "정의와 평화, 인권의 가치가 온전히 실현될 때까지 유족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