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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닛케이지수 2.85% 폭락 "블랙먼데이 재연되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장중 2000p 가까이 급락해 6만5000선 붕괴
글로벌 금리 급등에 AI·반도체주 직격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도쿄=서혜진 특파원】글로벌 국채금리가 일제히 치솟으면서 일본 증시의 대표지수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2일 2.85% 급락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금리 급등 뒤 증시가 붕괴한 1987년 '블랙먼데이'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이날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9.70p(2.85%) 내린 6만4325.64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하락이다. 장중 한때 2000p 가까이 폭락하면서 약 한 달 만에 6만5000선도 무너졌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주도한 AI·반도체주가 급락을 이끌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장중 7%, 도쿄일렉트론과 어드반테스트는 각각 5% 하락했다.

증시를 끌어내린 직접적인 원인은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국채금리 상승이다. 인플레이션 재가속과 재정지출 확대 우려가 겹치면서 금리가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장기금리는 4.80%까지 올라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장기금리도 장중 3.3%대 후반까지 상승해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 장기금리는 지난 1일 30년 만에 3%를 넘어선 데 이어 이날 장중 3.015%까지 올라 1996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동 정세 악화도 금리를 밀어 올렸다. 미 중부사령부가 1일 이란혁명수비대 거점을 공습했다고 발표하면서 뉴욕 원유 선물가격이 급등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 매도로 이어졌다.

나미오카 히로시 T&D애셋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미국의 원유 비축량이 감소한 데다 이란이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전투 장기화 우려가 커지기 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높아진 점도 증시에 부담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7월 말 미·일 정부가 공조해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이후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급속히 확산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약 94%로 보고 있다.

일본 내 물가 상승 압력도 여전하다.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이달 가격이 오르는 식음료는 전년 동월의 약 3배인 4923개 품목으로 3년5개월 만에 가장 많을 전망이다.

구도 다카야스 BofA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품 가격 인상이 9월 이후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되면서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광범위한 가격 상승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ofA증권은 현재 1%인 일본은행의 정책금리가 내년 7월 2%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구도 이코노미스트는 장기금리 3%도 '통과점'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은 특히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주가가 오른 AI 등 성장주에 불리하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가 낮아져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상황이 1987년 블랙먼데이 직전과 닮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이란·이라크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불안해지고 미국의 금리가 오른 뒤 주가가 폭락했다.

기노우치 에이지 다이와증권 수석 기술적 분석가는 "당시 갓 취임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에 나섰고 국제 공조도 원활하지 않았다"며 "최근에도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비슷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도쿄증권주가지수(TOPIX)의 상승세도 멈췄다. 기노우치 분석가는 과거 TOPIX의 연속 상승이 9거래일 만에 끝나면 단기 고점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닛케이지수가 내달 초까지 5만8000선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리 상승은 AI·반도체주의 역사적인 상승에 환호했던 주식시장에서 '잔치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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