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금투협·거래소 결제주기 'T+1영업일' 전환에 신중론...정부는 "최대한 앞당겨야"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2일 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한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2일 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한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권시장의 결제주기를 현행 거래일 이후 2영업일(T+2)에서 1영업일(T+1)로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중인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중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시장 전반의 시스템과 거래 관행을 바꿔야 하는 만큼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부측은 제도 변경을 최대한 당겨야 한다며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T+1) 심층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전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시장 참여자 간 협의와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결제주기 단축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자본시장 관련 간담회에서 이를 의제로 제시하면서 본격화했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에서 첫 토론회가 열린 데 이어 이날 두 번째 논의가 마련됐다.

현재 국내 증권시장은 거래일(T)에 매매가 체결된 뒤 T+1일에 정정과 차감, 세금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T+2일에 주식과 자금을 교환한다. T+1 체제로 바뀌면 이들 업무를 거래 당일이나 다음 날 새벽까지 마쳐야 한다. 외국인 기관투자자는 국내외 보관기관 간 업무와 시차, 환전 문제까지 있어 후선 업무 자동화와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T+1 전환이 이뤄지면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판 돈을 하루 일찍 출금하거나 다른 투자처에 활용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결제자금 부담도 줄어든다. 미국은 2024년 5월 T+1 체제로 전환했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는 전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신중한 추진을 강조했다. 백대만 금융투자협회 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도 결제자금 효율성 측면에서 T+1 전환에 찬성하지만 한국의 시차와 계좌 배분, 환전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훈 한국거래소 부장은 "한국은 결제 위험이 안정적으로 관리돼 단축이 시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글로벌 흐름 등을 고려하면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현 NH투자증권 부장은 "T+2로 정해진 이후 관련 제도와 업무 관행이 만들어져 결제주기를 바꾸면 나머지도 함께 바뀔 수밖에 없다"며 "시장이 돌아가는 상태에서 주춧돌을 갈아 끼우는 작업인 만큼 모든 증권사와 유관기관이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제 실패를 바라보는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소연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미국에서는 증권 결제 실패가 2~3%가량 발생하지만 이를 금융회사 부실이 아닌 시장 운영 과정의 비용과 위험 관리 문제로 본다"며 "국내에서도 원인을 신속히 해소하고 비용을 어떻게 부담시킬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부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제도 변경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결제주기 단축은 매매와 청산, 결제 절차와 전산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수반하는 대규모 과제"라며 "제도 개편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얼마나 안심하고 수용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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