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콘' 김재중 "지원금보다 실패 비용 낮출 기반 조성" 주문
정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요청
[파이낸셜뉴스] 가수 겸 제작자 김재중은 정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일회성 지원금보다 중소 콘텐츠기업의 실패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큐브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뮤직 페어(MU:CON 2026, 뮤콘)'의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K팝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한국에서 인기 있는 가수를 해외로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 기획사의 전략을 적은 예산으로 따라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며 중소 기획사는 멤버 구성에 앞서 목표 시장과 팬층을 정하고, 음악과 콘텐츠부터 플랫폼·현지 파트너·수익모델까지 이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기업의 진짜 무기는 의사결정의 속도"라며 "자본의 우위가 아니라 학습 속도의 우위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목표 시장뿐 아니라 음악과 콘텐츠까지 빠르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가수에서 제작자이자 경영자로 변신하며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아티스트로 활동할 때는 어디에 내 팬이 많은지를 생각했지만 회사를 운영하면서는 그 팬을 만나는 데 얼마의 예산이 들고,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지를 보게 됐다"며 "지금은 팬이 많은 시장보다 사업적으로 지속 가능한 시장을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실패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채 계속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라며 "단계별로 투자하고 반응을 확인한 뒤 시장과 음악, 콘텐츠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싸게 실패하고 빨리 재도전하는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중소 엔터테인먼트사가 해외 진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직접 구축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아티스트와 IP, 음악, 콘텐츠, 팬 데이터, 브랜드는 회사가 보유하되 유통과 홍보, 공연, 전자상거래, 미디어·브랜드 네트워크는 현지 파트너와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법인부터 만들고 홍보팀과 공연팀, 마케팅팀을 모두 직접 구축하면 자본이 먼저 소진된다"며 "우리도 처음에는 많은 것을 직접 해봤지만 모두 감당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김재중은 정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일회성 지원금보다 중소 콘텐츠기업의 실패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현지 프로모터와 크리에이터, 홍보대행사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칭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규모 해외 콘텐츠와 쇼케이스를 통해 시장 반응을 시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검증된 도시와 시장에 자본을 집중할 수 있는 해외 진출 매칭펀드와 △해외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법률·세무·현지화 공동 자문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각 기업이 어느 도시에서 어떤 반응을 얻었고, 온라인 관심이 실제 소비와 공연으로 얼마나 전환됐는지를 축적하는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요청했다.
그는 "적은 비용으로 실패하고 그 실패에서 배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더 지속 가능한 지원이자 투자"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