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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전 명가 주춤한 틈…2500억달러 시장 쟁탈전 [IFA 2026]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삼성은 도심·LG 메세서 AI홈 승부 LG 전시 면적 46% B2B 상담공간 유럽업체 재편 틈타 中 공세 거세져

【 베를린(독일)=임수빈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을 무대로 미래 AI 홈 기술을 선보이는 가운데, 주요 유통·기업 고객과의 비즈니스 접점을 확대해 현지 사업 기회를 확보하는 데 힘을 싣는다. 여기에 올해 IFA에 처음 참가하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공세까지 거세지면서 연말 가전 성수기를 앞두고 주요 거래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도심, LG는 메인 전시장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6' LG전자 전시 공간에서 모델이 홈로봇 'LG 클로이드'의 지휘 아래 제품과 기술, 서비스가 하나의 AI 생태계로 연결되는 모습을 담은 전시 콘텐츠 'LG AI 오케스트라'를 감상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6' LG전자 전시 공간에서 모델이 홈로봇 'LG 클로이드'의 지휘 아래 제품과 기술, 서비스가 하나의 AI 생태계로 연결되는 모습을 담은 전시 콘텐츠 'LG AI 오케스트라'를 감상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IFA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유럽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IFA 메인 전시장인 메세 베를린을 벗어나 베를린 도심 '훔볼트 카레'에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TV와 가전, 모바일 등을 연결한 'AI 리빙'을 선보인다. 메세 베를린에서는 '크리에이터 허브'의 공식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다.
LG전자는 메세 베를린에 마련된 대규모 전시장에서 거실과 주방, 침실, 욕실 등 실제 생활공간을 구현해 AI 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자율형 AI 에이전트 '씽큐 클로'는 AI 홈 허브 '씽큐 온'에 탑재돼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상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제안 및 실행한다. 지난 2024년 인수한 앳홈의 스마트홈 플랫폼 '호미'를 활용해 AI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연계한 홈 에너지 관리 시스템(HEMS)도 선보인다. 공간과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는 유럽 고객을 겨냥한 '핏 앤 맥스' 제품군은 냉장고에서 세탁기·건조기·식기세척기 등으로 확대해 한자리에서 첫 공개한다.
전시 방식은 다르지만 양사 모두 유럽 고객과의 비즈니스 접점을 확대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훔볼트 카레에서 주요 유통·기업 고객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다. LG전자는 전체 전시 면적의 약 46%를 역대 최대 규모의 비즈니스 파트너 전용 상담 공간으로 꾸렸다. 현지 유통업체를 비롯한 B2B 고객과의 사업 논의를 확대해 IFA를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유럽 명가 주춤한 사이 中 빈자리 공략

IFA 2026 샤오미 전시관 전경. 샤오미 제공
IFA 2026 샤오미 전시관 전경. 샤오미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럽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현지 가전시장의 판도 변화도 자리 잡고 있다. 유럽 가전시장은 올해 약 2500억 달러(약 341조원) 규모로 북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크지만, 최근 현지 전통 가전업체들은 비용 부담과 경쟁 심화로 잇따라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유럽·남미 생산거점 재편과 함께 약 3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보쉬&지멘스도 독일 내 핵심 공장 폐쇄와 추가 감원에 나섰고, 밀레 역시 약 2700명 규모의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유럽 가전 명가들도 비용 절감과 사업 효율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 틈을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과거 유럽의 중저가·볼륨존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아르첼릭, 베스텔 등 튀르키예 업체들의 입지가 약화된 사이 중국 기업들은 대규모 자본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얼은 이탈리아 가전업체 캔디를 인수하는 등 현지 사업 기반을 넓혔다. 샤오미도 올해 IFA에 첫 참여, 3300㎡가 넘는 대규모 전시 공간을 마련해 스마트폰과 스마트홈, 전기차, 휴머노이드 로봇 등 380여 종의 제품을 선보이고, 높아진 중국 기업의 위상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에 기술·생태계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유럽 시장의 경쟁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mail protected]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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