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팹리스·파운드리 호실적… 메모리 이어 시스템반도체 날개 [살아나는 반도체 분업 (上)]

강경래 기자, 임수빈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SK하이닉스(000660), DB하이텍(000990), 삼성전자(005930), SFA반도체(036540), 텔레칩스(054450), 하나마이크론(067310), 제주반도체(080220), 동운아나텍(094170), LX세미콘(108320), 두산테스나(131970)

LX세미콘 등 2분기 실적 개선
파운드리 증설 투자로 이어져
SK키파운드리 900억원 투입
K반도체 호황 전반으로 확산

팹리스·파운드리 호실적… 메모리 이어 시스템반도체 날개 [살아나는 반도체 분업 (上)]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살아나는 신호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업체들의 실적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설계 전문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늘고, 이를 받아 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들은 가동률 상승과 증설로 대응하는 흐름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수혜가 일부 대형 메모리 업체에 그치지 않고 산업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올해 2·4분기 들어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됐다. 국내 팹리스 업계 1위인 LX세미콘은 이 기간 매출 40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0억원으로 115% 늘었다.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수요 회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에 주력하는 파두는 성장 폭이 더 컸다. 2·4분기 매출은 7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6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자동차용 반도체 업체 텔레칩스도 매출이 34% 늘어난 592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3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팹리스의 실적 개선은 파운드리 업계의 가동률 상승과 투자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수율 개선과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흑자 전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들어 파운드리 부문 가동률이 전년과 비교해 개선되고 있다"며 "수율 개선과 가격 인상 효과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전문기업 DB하이텍도 같은 흐름을 타고 있다. 올해 2·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4145억원, 영업이익은 43% 늘어난 1052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25%에 달했다. 데이터센터와 로봇 등 신규 응용처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능력 확대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자회사인 SK키파운드리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900억원 규모의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는 내년 4월까지 진행된다. 현재 충북 청주에서 200㎜(8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증설을 통해 늘어나는 시스템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 국내 반도체 산업의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국내 반도체 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팹리스와 파운드리, 후공정으로 이어지는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AI와 자율주행, 로봇,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요가 확대될수록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메모리 중심의 산업 구조만으로는 성장성이 높은 첨단 수요를 모두 흡수하기 어려운 만큼, 설계부터 생산·후공정까지 국내 기업 간 연계가 강화돼야 산업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팹리스의 성장이 파운드리와 후공정 수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의 수익원 다변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팹리스와 파운드리, 패키징, 테스트하우스 등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걸친 수혜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팹리스 기업 상당수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크게 뒤처진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경래 임수빈 기자


#반도체 생태계 #파운드리 #반도체 산업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