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에 전세 집주인엔 월세... 주택공급까지 잇는 '안심신탁'
새 주거 모델 '전월세 안심신탁'
HUG, 임대차시장 미스매치 해소
임차인은 전세금 떼일 걱정 덜고
임대인은 따박따박 월 수익 챙겨
PF사업 통해 주택시장 안정화도
전세보증금이 집주인 손을 거치지 않고 공적 기구에 맡겨지는 임대차 방식이 나온다. 임차인은 전세사기 위험 없이 월세보다 낮은 주거비로 살고, 임대인은 공실이나 연체 걱정 없이 매달 일정한 수익을 받는 구조다.
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차인과 임대인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전세와 월세의 장점을 함께 누리도록 설계된 새로운 개념의 제도다. 임차인이 낸 전세금은 임대인이 아니라 전월세안정화기구가 맡아 관리하며, 이 돈을 재원으로 펀드를 만들어 HUG 보증 주택사업에 투자한다. 여기서 나온 수익이 임대인에게 매달 지급되는 몫의 기반이 된다. 제도의 운영과 관리는 HUG가 전담한다.
HUG는 안심신탁이 임차인의 안전한(SAFE) 전세, 임대인의 안정적인(STABLE) 월 수익, 시장의 원활한 주택공급(SUPPLY)이라는 '3S'를 겨냥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달라지는 것은 사고 대응의 시점이다. HUG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세시장은 전세사고가 발생하면 HUG 등이 보증금을 대신 돌려주고 임대인에게 구상하는 사후 구제 방식이었다"며 "안심신탁은 전월세안정화기구가 전세금을 직접 받아 관리하는 사전 차단 방식"이라고 말했다. 가입 단계에서 전세가격 적정성과 위반건축물 여부 등을 따지고, 계약이 끝나면 전세금을 임차인에게 직접 돌려준다.
주거비 부담도 줄어든다. 전세금 2억원 기준으로 기존 월세는 월 74만원을 내야 하지만, 안심신탁을 쓰면 대출이자 월 53만원만 부담해 매달 20만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세보증 가입 비용도 사라진다.
임대인 쪽 유인은 수익의 안정성이다. 안심신탁에 참여하면 매월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아 연체 위험이 사라지고, 계약 기간 중 임차인이 퇴실해 공실이 생기더라도 최대 2개월간 월 수익을 보장한다. 임대사업자라면 의무였던 임대보증금보증 가입도 면제된다.
모인 전세금은 주택공급 쪽으로 흐른다. 전월세안정화기구에 예치된 전세금을 재원으로 펀드를 조성해 HUG 보증 주택사업 등에 투자하는 구조다. 사업성은 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로 자금난을 겪는 사업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PF보증 지원에서 직접 투자로 역할을 넓힌다.
공급 확대에 무게가 실린 배경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있다. 착공이 줄면서 입주 물량이 감소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와 전월세 가격이 함께 오르고 있다. 그동안은 임대인이 받은 전세금이 갭투자 등에 쓰이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었다. HUG 관계자는 "안심신탁은 전세금이 갭투자 재원으로 흘러가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동시에, 신규 주택공급 및 공공임대 재고 확보라는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는 통로가 된다"고 말했다.
최인호 HUG 사장(사진)은 "전세사기로 무너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새 전월세 안전망이 필요한 시점" 이라며 "전세보증이 사후 보증이라면 전월세 안심신탁은 사전 예방책"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