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꿈의 직장' 은행 채용문 더 좁아진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상경·인문사회계열 주요 취업처
4대 은행 채용규모 2년새 31%
점포인력 축소 등 조직 슬림화

'꿈의 직장' 은행 채용문 더 좁아진다

인공지능(AI)과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은행 영업점과 직원 수가 줄면서 신입행원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은행이 전통적으로 상경·인문사회계열 구직자의 주요 취업처였다는 점에서 문과 출신들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직원의 올해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는 715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50만원보다 800만원(12.6%)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평균 급여 6300만원보다 850만원 많다. 은행이 이른바 '문과생'에게 매력적인 취업처로 꼽히는 이유다.

문제는 높아진 보상 수준과 달리 채용 규모는 감소세라는 점이다. 4대 은행의 채용 규모는 2023년 1880명에서 2024년 1380명, 지난해 1280명으로 줄었다. 2년 만에 600명(31.9%) 감소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약 540명을 선발해 지난해 상반기 595명보다 55명(9.2%) 줄었다.

올해 하반기에도 은행들이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전체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195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구체적인 인원을 공개하지 않은 채 두 자릿수 규모로 선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와 동일한 180명을 올해 하반기에 채용한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선발 규모는 확정하지 않았다. 하나은행도 일정과 인원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채용을 진행하지 않아 하반기에 채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점포와 인력 축소 흐름을 고려하면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조직이 '슬림화'되고 있다"며 "모바일을 통한 예금·대출 업무가 보편화하고 AI가 일부 업무를 대체하면서 창구와 일반 사무 인력 수요가 감소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실제로 비대면 거래와 디지털 창구가 늘면서 영업점에 배치해야 할 은행원이 줄었고, AI가 자료 수집과 분석 등 반복 업무를 대신하면서 사람의 손이 필요한 업무도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4대 은행 임직원은 5만4210명으로 전년 말보다 1021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국내 영업점도 2779곳에서 2685곳으로 94곳 줄었다.

이에 채용 방식은 대규모 일반직 공채에서 전문인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AI, 데이터, 정보기술(IT), 보안, 기업금융 등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경력직이나 수시채용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늘어나는 추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 금융직 채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선발 인원이 줄고 직무별 요구 역량이 세분화되면서 전공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었던 취업 기회는 축소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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