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국 주도권 시험대 선 국힘, 청문회·세제·예산 '총공세'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정기국회 정국 변곡점 될지 주목
'첫 승부처' 청문회에 화력 집중
'증세·확장재정'으로 정부 압박
자체 대안·이슈 발굴 제시 필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퇴와 관련 여러 의혹을 제기하면서 "서둘러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퇴와 관련 여러 의혹을 제기하면서 "서둘러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권 중심으로 흘러온 정국이 9월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인사청문회부터 세제개편안, 내년도 예산안, 국정감사까지 야당의 검증 무대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는 정국 주도권을 가져올 기회가 열렸다.

■김승원·용혜인 정조준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기국회 초반 첫 승부처는 이재명 대통령의 중폭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다. 이형일 재정경제부·김승원 법무부·강신철 국방부·용혜인 성평등가족부·홍지선 국토교통부·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등 6명이 국회 검증대에 오른다.

국민의힘은 특히 김승원·용혜인 후보자에게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결성한 '공소취소 모임' 공동대표를 맡았던 점을 들어 이 대통령 재판과 연계한 공세를 펴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후보자를 "지명 철회 0순위"로 규정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 등 사법체계 개편을 앞둔 만큼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중립성도 집중 검증할 전망이다. 이와함께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제기한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도 윤상현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용 후보자에게는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문제가 최대 쟁점이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장관직과 비례대표 의원직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은 '기득권 지키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용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의원직 사퇴 여부에 대해 "청문회는 국민과 소통하는 공간"이라며 "청문회를 잘 준비하면서 생각을 잘 정리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비례대표 의원과 장관직을 동시에 갖는 것이 특혜 독점이라는 지적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도 "여러 의견과 걱정,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청문회 과정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와 생활동반자법 등 정책 현안도 쟁점이다. 용 후보자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성폭력 피해자 보호 우려에 "많은 여성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피해자들이 보완수사와 재수사 과정에서 권익을 침해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금·예산으로 전선 확대

청문회 이후에는 경제정책으로 전선이 옮겨간다. 국민의힘은 세제개편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증세·확장재정'으로 묶어 정부를 압박할 방침이다.

세제에서는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매출 세액공제 축소와 생맥주 세금 경감 종료 등을 자영업자 부담 문제로 부각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세법개정과 확장재정이 자영업자 부담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에서는 약 821조원의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미래 성장동력 등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재원이라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정부가 국회 통제를 피해 필요할 때 돈을 꺼내 쓰는 사실상의 '상시 추경'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야당일 때는 예비비와 특수활동비를 줄여야 한다고 해놓고 정권을 잡으니 입장이 달라졌다는 지적이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미래대응기금을 "편법 저수지의 성격을 띤 제2의 일반회계"라며 "꼼수 기금, 유사 회계, 짝퉁 예비비, 상시 추경에 총력을 다해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격할 소재가 많다는 것만으로 정국 주도권이 야당으로 넘어오는 것은 아니다. 청문회에서 기존 의혹을 반복하거나 예산 심사에서 삭감 공세에만 머물 경우 한계가 분명하다. 세제·예산에서 자체 대안을 제시하고 국감에서 새로운 이슈를 발굴해 각각의 전선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느냐가 국민의힘의 존재감과 장동혁 지도부 리더십을 가를 첫 본격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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