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좋은 사장님, 은행 대출 더 받는다
은행권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도입
금융거래 이력 위주 신용평가 탈피
매출·업종·사업지속성·업력 등
비금융정보 활용해 성장성 평가
한도 확대·금리 인하 혜택 제공도
#. 카페를 운영중인 40대 가맹점주 A씨는 자신 명의의 카드 결제 등 신용거래 이력이 부족하다. 이른바 '씬파일러(Thin Filer)'지만 매출은 꾸준하다. 기존 신용평가체계에서는 신용등급 7등급으로 분류돼 은행에서 사업자금 대출이 거절됐다. 그러나 소상공인 신용평가(SCB)가 도입되면서 사업의 성장성과 상환 여력이 추가 반영되면서 신용등급이 6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거절됐던 대출도 가능해져 사업 안정화에 도움을 받게 됐다.
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A씨처럼 앞으로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하거나 신용점수가 낮아도,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소상공인은 은행 대출을 받기가 한층 쉬워진다. 은행이 대출 심사할 때 매출·업종·상권 등 사업의 성장성을 반영하는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SCB)'가 도입돼서다. 높은 성장등급을 받은 소상공인은 대출 승인뿐 아니라 한도 확대와 금리 인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은행 8곳이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 시범운영을 시작했다"며 "성장 등급이 높은 소상공인에게 신용등급 상향과 대출 한도 확대, 금리 인하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IBK기업은행 광화문지점을 방문해 SCB 은행권 시범운영 간담회를 진행했다. 같은 건물 지하에서 돈까스 가게를 운영하는 배유희 가츠라 대표가 은행 창구에서 대출 상담을 받는 과정도 지켜봤다. 배 대표는 우수한 매출을 기반으로 SCB에 따라 추가 대출 한도를 부여받았다.
SCB는 기존 금융거래 이력 위주의 신용평가에서 벗어나 매출과 업종, 상권, 사업 지속성, 업력, 근로자 수, 고객 인지도와 수요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신용정보원이 비금융정보를 기반으로 소상공인의 성장등급(S등급)을 산출하면 신용정보회사(CB)가 이를 기존 신용등급과 결합해 '성장신용등급'을 매긴다. 금융사는 성장등급이 높은 소상공인에게 기존 신용등급보다 높은 성장신용등급을 적용해 대출 승인이나 한도 확대, 금리 인하 등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금융위는 지난 4월 신용평가체계 개편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지난달 13일 개정 신용정보업 감독규정 시행에 이어 지난달 14일부터 은행권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는 SCB 등급 상승에 따른 대출 승인과 한도 상향, 금리 인하 등의 활용방식과 면책 기준을 담은 은행권 SCB 운영 가이드라인도 시행했다.
시범운영 참여 은행은 기존 7개(1조8000억원)에서 16개(2조2000억원)로 확대됐다. KB국민·IBK기업·NH농협·부산·신한·우리·제주·하나은행 등 8개 은행은 지난달 31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경남·광주·수협·iM·전북은행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나머지 8개 은행도 올해 하반기 중 순차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내년 하반기까지 약 1년간 SCB 시범운영을 진행한 뒤 성과를 분석해 더 많은 소상공인 대출상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다.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과 2027년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심사·평가에도 SCB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포용금융은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자금 지원뿐 아니라 충분한 능력을 갖춘 분들이 경쟁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밀려나지 않도록 공정하고 타당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금융거래 이력 중심의 신용평가체계에서는 반영되기 어려웠던 매출, 업종, 상권, 사업 특성 등 비금융 데이터를 토대로 성장성을 평가하는 SCB는 포용금융의 취지에 부합한다"며 "지역 상권에서 견실하게 성장해 온 소상공인들이 은행 대출심사와 한도, 금리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