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브런, 베네수엘라 원유생산 2배로…5년간 70억弗 투자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런이 베네수엘라에 70억달러(약 9조7000억원)를 투자해 원유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축출한 이후 미국 석유 메이저가 내놓은 첫 대규모 투자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을 늘려 국제 원유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석유산업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밀어내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셰브런은 2일(현지시간) 앞으로 5년간 베네수엘라에 70억달러를 투자해 현재 하루 28만배럴인 원유 생산량을 60만배럴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셰브런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와 현지 사업을 위한 새로운 조건에도 합의했다. 기존 합작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원유 매장량이 풍부한 오리노코 벨트의 카라보보 지역에서 신규 유전 2곳의 개발권도 확보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에 대해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자원 잠재력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반영한다"며 베네수엘라 사업이 향후 수십년간 셰브런의 경쟁력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성도 높다는 게 셰브런의 판단이다.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중질유 비중이 높아 생산과 운송이 상대적으로 까다롭지만 셰브런은 전체 비용을 배럴당 20달러 미만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 확보한 광구도 기존 합작사업 광구와 인접해 있어 개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셰브런의 대규모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재편 전략과 맞물려 있다.
백악관은 최근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에 베네수엘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을 끌어올려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원유 공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도 이번 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해 미국 기업들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추가 투자를 독려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은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왔다. 셰브런은 미국의 대베네수엘라 제재 기간에도 현지 사업을 유지한 몇 안 되는 미국 기업으로, 워싱턴에서는 셰브런의 존재를 중국과 러시아의 현지 석유산업 장악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평가해왔다.
셰브런의 생산량은 이미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RBC캐피털에 따르면 셰브런의 베네수엘라 생산량은 불과 몇 년 전 하루 5만배럴에서 현재 28만배럴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다시 60만배럴로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