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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 "美서 반도체 만들면 관세 없다…안 만들면 내야"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생산 기업엔 관세 면제 방침
반도체 포함 제품까지 확대 검토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여부에 따라 관세를 차등 적용하는 새로운 반도체 관세 도입을 공식화했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기업에는 관세를 면제하거나 낮춰주는 대신 해외 생산에 의존하는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해 미국 투자를 압박하는 방식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혁신장관회의가 열린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CNBC와 인터뷰를 갖고 "앞으로 보게 될 것은 표적화되고 신중하게 설계된 관세 정책"이라며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를 내지 않지만,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다면 세계 최대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관세를 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반도체 관세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는 "모든 기업들이 관세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반도체에서 성공할 것이고 반도체는 미국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러트닉 장관의 발언을 전하면서 미국 내 생산을 약속하는 기업은 새로운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트럼프 행정부가 제약산업에서 활용한 것처럼 미국 내 투자를 관세 감면과 연계하는 방식을 반도체 산업에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관세를 단순한 무역장벽이 아니라 해외 반도체 기업의 미국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 내 반도체 투자 약속이 이미 1조2000억달러에 달한다며 TSMC와 마이크론 등을 사례로 들었다.

관세 적용 범위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7일 미 행정부가 반도체뿐 아니라 반도체가 들어간 노트북과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완제품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 기업의 미국 반도체 투자 규모와 관세 감면을 연계하고 일정 기간 유예한 뒤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새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도 미국 내 투자 규모와 생산 시점이 관세 부담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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