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7조 던졌다"...피멍 든 삼전·하이닉스, 브로드컴이 살릴까
[파이낸셜뉴스] 미국 맞춤형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표 기업인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외 악재로 흔들린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위기 반전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2일 장 마감 후(한국시간 3일 오전) 2026회계연도 3분기(5~7월) 실적을 공개한다. 구글·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의 주문형 반도체(ASIC)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칩을 설계하는 브로드컴은 엔비디아와 함께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국내 반도체주는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격화와 미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 등 대외 거시경제 변수에 직격탄을 맞았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02% 하락한 25만 500원, SK하이닉스는 4.73% 내린 161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8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0조 1659억 원을 순매도했으며, 이 중 반도체 업종에서만 7조 1300억 원(SK하이닉스 약 6조 4000억 원, 삼성전자 8200억 원)을 쏟아내며 주가를 압박했다. 지난 2분기 브로드컴이 시장 기대치(172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3분기 AI 매출 가이던스(160억 달러)를 제시했을 당시에도 국내 반도체 투톱 주가가 각각 6.4%, 9.92% 급락했던 만큼, 이번 실적 발표가 단기 수급을 좌우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당기 실적 수치를 넘어선 2026~2027회계연도 AI 매출 가이던스의 상향 여부다. 앞서 엔비디아가 2분기 호실적과 함께 AI 공급 병목이 이어질 것이라 밝혔듯, 브로드컴 역시 강력한 수요 지속성을 증명해야 AI 투자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월가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JP모건은 브로드컴의 AI 매출이 2026회계연도 560억 달러를 돌파하고, 2027회계연도에는 회사 측 목표치(100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1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며 목표주가 580달러를 유지했다.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에서는 2026·2027회계연도 AI 매출 가이던스 상향 여부와 이를 뒷받침할 공급망 확보 여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 순매수는 AI 진영에서 강력한 성장 내러티브가 다시 확인될 때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칩(ASIC) 생산 확대는 필수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수요 증가로 직결되는 만큼, 국내 반도체 투톱의 중장기적인 수혜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브로드컴과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으며 견고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브로드컴과 차세대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동맹 전선을 넓혔다. 양사는 오는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총 2000억 달러(약 275조 원) 규모의 대형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HBM 등 최첨단 메모리 솔루션을 전폭 공급하며 브로드컴의 AI 가속기 성능 강화에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SK하이닉스 역시 브로드컴과의 '원팀' 체제를 한층 공고히 다져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월 미국 새너제이 본사에서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중장기 메모리 공급 전략과 기술 로드맵을 공유했다. 양사는 브로드컴의 칩 설계 초기 단계부터 SK하이닉스의 최첨단 HBM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하기로 뜻을 모으며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들과 브로드컴의 결속이 날로 깊어지는 상황"이라며 "브로드컴이 제시할 향후 가이던스와 수주 흐름이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한다면, 최근 위축됐던 외국인 투자심리가 빠르게 돌아서며 국내 대장주의 강력한 반등을 이끄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