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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리스트 전설' 잇는 트럼프의 해군 수장… 韓 조선, 美 함정 건조 병목 뚫는다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중국 해양 패권' 사활 건 트럼프, 베트남 난민 출신 전투 베테랑 '헝 까오' 지명
미 해군의 역사적 위상과 '조선 인프라'의 함수관계, 역사상 위대한 해군장관들의 교훈
유지훈 위원 "장보고-N 핵잠, 미 잠수함 산업 부담 덜어줄 호혜적 자산으로 승부해야"

장보고 III Batch-2(장영실급) 잠수함. 세계 최고 수준의 3600t급 디젤 잠수함이다. 리튬전지 체계를 탑재해 잠항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소나 및 전투체계가 국산화·고도화되어 표적 탐지 및 은밀 타격 능력이 극대화되었다. 수직발사관(VLS)이 10문으로 늘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 등 전략적 타격 능력이 대폭 강화된 것이 핵심 특징이다. 한화오션 제공
장보고 III Batch-2(장영실급) 잠수함. 세계 최고 수준의 3600t급 디젤 잠수함이다. 리튬전지 체계를 탑재해 잠항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소나 및 전투체계가 국산화·고도화되어 표적 탐지 및 은밀 타격 능력이 극대화되었다. 수직발사관(VLS)이 10문으로 늘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 등 전략적 타격 능력이 대폭 강화된 것이 핵심 특징이다. 한화오션 제공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차기 행정부의 해군력 재건을 이끌 수장으로 베트남계 이민자 출신의 특수전 베테랑 헝 까오(Hung Cao) 해군장관 대행을 정식 지명했다. 중국과의 거칠어지는 해양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이 '조선 산업 기반 약화'라는 최대 아킬레스건을 맞닥뜨린 가운데,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해군 재건을 선언한 이번 인선은 대한민국 조선 및 방산 생태계가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될 수 있는 거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대양해군의 역사와 위대한 해군장관들
미국 역사에서 해군장관(Secretary of the Navy)은 단순한 군 행정가를 넘어 미국의 글로벌 패권을 설계한 전략가들의 요람이었다. 1798년 미 해군부가 창설된 이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군장관으로 꼽히는 기디언 웰스(Gideon Welles, 링컨 행정부)는 미 남북전쟁 당시 초토화된 해군력을 단기간에 재건하고 아나콘다 계획(해상 봉쇄)을 성공시키며 전세를 뒤엎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을 이끈 프랭크 녹스(Frank Knox)와 그 뒤를 이은 제임스 포리스트(James Forrestal) 장관 역시 미국의 압도적인 '쇼미더머니'식 조선 산업 생산 체계를 군사력과 결합해 웅장한 대양해군을 건설, 20세기 팍스 아메리카나의 기틀을 닦았다. 미국의 해군장관 역사에서 거듭 확인되는 철칙은 "강력한 해군력은 군인의 무용(武勇)이 아닌, 뒤를 받치는 강력한 조선 산업 인프라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트럼프의 '헝 까오' 카드와 미 조선업의 과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헝 까오 카드는 바로 이 '산업 기반의 회복'이라는 미 해군의 역사적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관측된다. 지난 1970년대 공산화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난민 출신인 헝 까오는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25년간 특수작전(EOD)을 수행한 실전형 전투 베테랑이다.

그가 마주한 미 해군의 현실은 참담하다. 냉전기 이후 방만한 대외 외주화와 숙련 인력 이탈로 인해 현재 미국 내 조선소들은 심각한 건조 지연, 천문학적인 비용 증가, 공급망 취약성이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대중국 해양 경쟁에서 함정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임에도, 미국 자체 조선 역량으로는 함정 확보 속도를 올릴 수 없는 '병목 현상'에 직면한 것이다.

이번 헝 까오 해군장관 지명은 MASGA, MRO, 미국 조선소 투자, 공급망 협력, 잠수함 협력을 하나의 한미 해양산업·안보협력 프레임으로 연결할 필요성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 조선 역량, 미 해군력 강화의 핵심 키로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유지훈 위원은 이번 헝 까오 지명을 계기로 한국 조선의 글로벌 위상을 바꿀 결정적 기회를 맞이했다고 짚었다. 현재 한미 조선 협력은 국내 조선소가 미 군함을 일부 정비하는 수리·정비(MRO)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미국이 함정 건조 속도를 전면 개선해야 하는 현시점에서는 한국의 독보적인 대형 상선 및 군함 공동 생산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이 미 조야에서 적극 검토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기류는 이날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73조원 규모의 국방예산안 중 '장보고-N(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사업 착수 기조와 정밀하게 융합되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유 위원은 핵추진잠수함 협력 역시 한국의 전력 확보 차원에만 머물기보다 미국의 잠수함 산업기반 부담을 완화하고 동맹의 수중전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전력 확보를 단순한 우리 군의 무장 강화 차원으로만 미 측에 설득하면 거부감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잠수함 건조 역량을 동맹의 자산으로 제공해, 미국의 잠수함 산업 기반 부담을 완화하고 인·태 지역에서 한미 동맹의 전체 수중 전력을 강화하는 '상호 호혜적 공급망 협력' 프레임으로 접근해야 헝 까오 체제의 미 해군부를 설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 위원은 한국의 강점은 단순한 정비능력이 아니라 대형 상선과 함정을 안정적으로 건조할 수 있는 생산체계와 숙련 인력,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 있다며, 이번 인선은 트럼프 행정부가 해군력과 조선산업을 대중국 해양경쟁의 핵심 전략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볼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조선역량이 미국의 해군 함정 건조 병목을 완화하고 산업기반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적극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해군력과 조선 산업을 대중국 제어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지금, 미국의 안보 부담을 덜어주는 한국의 조선 인프라가 한미 해양산업·안보협력을 철혈 동맹으로 묶어둘 강력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면밀하면서도 과감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으로 관측된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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