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제출한 '73조 국방비' "장보고 N·KF-21 양산 등 4대 핵심 분야 집중"
국방부 예산 총액 73조2777억원, 전년 대비 8.2% 증액 내역, 3일 국회 공식 제출
방위력개선비 전년 대비 12.8% 증가한 22조7112억원, 최근 20년 내 최대폭 인상
KF-21 보라매 최초·후속 양산 본격 투자 및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사업 공식 착수
피지컬 AI 로봇 200대 도입 및 하사 1호봉 300만원 현실화 등 4대 분야에 재원 집중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확정한 73조2777억원 규모의 2027년도 국방예산안이 3일 국회에 공식 제출되며 본격적인 심의 정국에 돌입했다. 이번 예산안은 국무회의 통과 예고 단계에서 나아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병무청의 세부 소관 재원과 무기체계 양산 금액을 총망라한 최종 판본이다. 전체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8.2%의 증액을 기록했으며, 특히 무기 획득과 국방 R&D를 관장하는 방위력개선 부문 증가율은 12.8%를 기록해 최근 20년 내 최대폭 인상을 마쳤다. 이는 미·중·러·일 등 주변 강대국들이 자국 우선주의 기조 하에 군비 확장을 가속화하는 신냉전 지형 속에서 자주국방의 재정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군 당국은 전작권 전환 가속화와 무기 자립화를 위해 '장보고-N(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공식 착수와 'KF-21 보라매' 본격 양산 등 4대 핵심 투자 분야에 재원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70조 시대 개막, 부처 연동 통합 내역과 주변국 '군비 경쟁' 대조
이번에 국회에 공식 접수된 예산안은 일반회계, 특별회계, 기금을 모두 더하고 내부거래와 보전지출을 차감한 '총지출' 개념으로 산정됐다. 부문별로는 군의 일상적 유지를 담당하는 전력운영 부문이 전년 대비 5.9% 증가한 50조416억원, 무기 획득과 연구개발(R&D)을 관장하는 방위력개선 부문이 12.8% 증가한 22조7112억원, 병무행정 부문이 1.4% 늘어난 5249억원으로 집계됐다. 방위력개선 부문의 경우 전년 대비 약 2.8조 원이 늘어나 역대 최대폭 증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재원 투입은 대한민국을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2027년도 군비 확장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현재 미국은 백악관과 펜타곤이 대중국 견제를 위해 의회에 제출한 2027 회계연도 국방예산안 요구 총액이 사상 최초로 9400억달러(약 1260조원) 규모에 도달해 심의 중이며, 일본 방위성 역시 지난 8월 31일 사상 최대치인 8조8900억 엔(약 75조 원) 규모의 2027년도 방위비 개산요구안을 공식 접수하며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공식 예산안 수립 단계를 밟고 있는 중국 또한 대만 해협 등 인·태 지역 정세와 맞물려 2027년도 국방 예산 추정치를 전년 대비 최소 7.0% 이상 증액 편성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전시 경제 체제를 상시 가동 중인 러시아가 국내총생산(GDP)의 6% 이상을 군사비로 지속 투입하며 북·러 밀착을 강화하는 정세 속에서, 우리 군의 73조 원 국회 제출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 기회비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기 양산과 독자적 방위력 확충, 방사청 22.7조원 집중 투자
통합 예산안의 실질적인 재정 화력은 방위사업청이 관장하는 '방위력개선 부문'에 배정됐다. 전년 대비 12.8% 늘어난 22조7112억원의 예산은 국산 무기 체계 양산과 R&D 핵심 자산에 집중된다. 특히 자주국방 및 전작권 전환 핵심 전력 확충 예산은 지난해 9조 222억 원에서 내년 12조1744억원으로 34.9% 증가가 확정됐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장기 운용 중인 노후 전투기(F-4, F-5)를 대체할 독자 개발 첨단 전투기 '보라매(KF-21)'의 최초 및 후속 양산 투자가 본격화되어 항공 방위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견인한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을 수중에서 억제하기 위해 무장력과 기동성, 장기 작전 능력이 향상된 차세대 핵심 비대칭 자산인 '핵추진 잠수함' 사업에 공식 착수하는 재원이 반영됐다. 군 당국은 이 핵잠 프로젝트가 조선, 원자력, 방산을 잇는 40년 장기 국가 산업 발전 프로젝트로, 참여 기업 1800개 이상, 4만 개 이상의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파급효과를 지녔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대화력전의 핵심인 230mm급 다련장(천무)에서 운용할 무유도탄 2차 양산 물량 확보와 북한 탄도탄 위협으로부터 국가 주요 핵심시설을 방어할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조기 실전 배치,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MUAV) 전력화에 재원이 투입된다.
■인구 절벽 맞선 인프라 강화, 피지컬 AI ·드론·대드론 예산
급격한 병역 자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예산안은 현역 병력을 전투 임무에 집중시키고 비전투 분야와 위험 임무는 인공지능(AI)과 민간 아웃소싱으로 대체하는 인력 구조 혁신안을 담았다.
첨단 유·무인 복합체계(MUM-T) 예산은 전년 대비 55.5% 증가한 7727억원(지난해 4968억원)으로 확정 제출됐다. 군은 병력 절감 효과가 큰 수송, 주돈지 경계, 위험물 취급 분야에 '피지컬 AI 실증사업'을 신설하고 총 430억 원을 신규 투입한다. 이에 따라 장병을 대신해 위험 임무를 수행할 다족로봇 200대, 무인지상차량(UGV) 4대, 휴머노이드 로봇 2대가 최전방 현장에 시범 도입 및 실증된다. 또한 폭발물 탐지·제거 로봇과 수중자율기뢰탐색체 양산이 추진되며,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과 중요시설 경계시스템 역시 '병력+AI'가 통합된 객체 인식 고도화 시스템으로 성능 개량이 추진된다. 대대급 부대의 제초·제설 등 시설물 관리(육군 5사단 내 1개 대대)와 민통초소 6개소 운영, 위병소 및 CCTV 관제 등 부대 일반 경비 업무를 민간 경비기업에 위탁하는 아웃소싱 시범사업도 실시된다.
드론 및 대드론 역량 강화 예산은 전년 대비 18.8% 증가한 8061억 원(지난해 6788억원)이 편제됐다. 군집드론 연구개발과 중거리 자폭드론, 보병 분대급 소형 대인 자폭드론 등 타격용 자산이 확충되며, 적 무인기를 격추할 레이저대공무기(Block-Ⅰ) 투자 확대 및 이동성을 확보한 Block-Ⅱ 연구개발이 신규 착수된다. 특히 외국산 드론 제품 및 부품의 보안 취약성과 백도어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 전문기관 검증을 거치는 '한국형 드론인증제도(K-Blue UAS)' 구축이 추진된다.
장병들의 복무 여건과 경제적 보상도 현실화된다. 저연차 초급간부(하·중사, 소·중위)의 기본급 인상률을 공통 처우 개선율(3.9%)보다 2%p 높은 최대 5.9%를 반영하여, 하사 1호봉 기준 월 평균 보수를 300만원(연봉 3600만원) 수준으로 인상한다. 지원에 의해서만 국가에 기여하는 '상비예비군' 제도는 기존 3700명(87억원)에서 7000명(256억원)으로 확대되어 첨단·전문 분야에 배치되며, 동원훈련 예비군 보상비 역시 기존 688억 원에서 903억 원으로 31.3% 인상되어 동원 1형 기준 9.5만원에서 13만원으로 조정된다.
[email protected]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