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직항 부족 환승시장으로 메운다… 싱가포르 창이·홍콩·상하이 공략
창이공항 36면서 한달간 제주관광 홍보
필리핀발 홍콩·상하이 환승상품 출시
버추오소 팸투어로 고부가 시장 공략
체류시간·지역소비 확대에 초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가 해외 관광객 유치 전략을 '직항노선 확대'에서 글로벌 허브공항을 활용한 환승시장까지 넓힌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환승객을 제주로 끌어들이고, 직항 공급이 제한적인 필리핀에서는 홍콩·상하이를 거쳐 제주에 들어오는 상품을 판매한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양 기관은 특정 국가와 직항노선에 의존하던 외국인 관광객 유치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해외 주요 허브공항과 글로벌 여행업계를 연결한 마케팅을 확대한다.
가장 먼저 공략하는 곳은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다. 제주도와 공사는 오는 24일부터 10월21일까지 창이공항 제1터미널 출·도착장 대합실 광고매체 36면을 활용해 제주 관광을 알린다.
광고에는 '당신의 다음 목적지는 제주(Your Next Stop: JEJU)'라는 메시지를 내걸고 제주 자연과 음식, 문화 등을 노출한다. 싱가포르 자체 여행객뿐 아니라 유럽·미주와 아시아를 오가는 환승객을 제주로 유도하는 게 목표다.
핵심은 제주행 직항편이 없는 도시에서도 여행객을 끌어올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데 있다.
섬인 제주는 해외 관광객 유치가 항공노선 변화에 민감하다. 직항편이 새로 생기면 특정 국가 방문객이 빠르게 늘지만 운휴·감편 때는 수요가 곧바로 줄어드는 구조다. 환승상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 직항노선 유무에 따른 변동성을 일부 줄일 수 있다.
필리핀 시장에서는 이미 상품 판매 단계로 넘어갔다. 제주도와 관광공사는 현지 여행사 락소 트래블과 함께 캐세이퍼시픽을 이용해 홍콩을 거치거나 중국동방항공으로 상하이를 경유해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상품을 지난달 말 출시했다.
필리핀과 제주는 연간 10편 안팎의 전세기가 운항하는 수준이어서 직항으로 방문할 수 있는 시기가 제한적이었다. 홍콩·상하이 환승상품은 전세기 운항기간 밖에도 제주 여행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통로를 넓히려는 시도다.
여행객 수 확대와 함께 '누가 와서 얼마나 머물고 쓰느냐'도 해외마케팅의 새로운 기준으로 삼는다.
제주도는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해 글로벌 럭셔리 여행 네트워크인 버추오소(Virtuoso) 관계자와 고급여행 전문업체를 제주로 초청한다.
팸투어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1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제주해녀문화 등 유네스코 유산과 차 체험, 곶자왈 숲 해설 등 제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자연·문화·웰니스 콘텐츠를 직접 보여준 뒤 해외 고소득층을 겨냥한 여행상품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제주 관광정책이 환승객과 고부가 관광객에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관광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도 이날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제주 관광이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한 구조라는 데 공감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던 방식에서 체류와 경험 중심으로 산업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거 관광이 명소를 '보는 여행'에 가까웠다면 앞으로는 음식과 자연, 문화, 지역생활 등을 직접 경험하며 오래 머무르는 여행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다.
환승시장 개척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직항편을 이용하는 단체관광객 유치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항공사의 국제노선을 결합해 개별·고부가 여행객을 제주로 연결하면 시장별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다만 환승상품이 실제 시장 다변화로 이어지려면 항공 이동시간과 운임, 수하물 처리 등 직항보다 불편한 요소를 상쇄할 만큼 경쟁력 있는 제주 콘텐츠와 가격구조를 갖춰야 한다. 창이공항 광고 역시 노출 자체보다 실제 제주 검색과 예약으로 얼마나 전환되는지가 성과를 가를 기준이다.
제주도와 관광공사는 필리핀 환승상품 판매 실적과 창이공항 홍보 효과, 럭셔리 팸투어 이후 상품 개발 상황 등을 토대로 대상 국가와 유통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황경선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고부가가치 관광객을 유치해 체류기간 연장과 지역 상권 소비 증가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도내 소상공인과 관광업계에 실질적인 효과가 돌아가도록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