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 연준 이사 "물가 이변 없으면 동결"…美연준 9월 금리 셈법 복잡
월러 "물가 둔화 지속되면 현 금리 유지 지지"
워시 매파 발언과 온도차…내주 CPI·PPI가 분수령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내부에서 9월 기준금리를 둘러싼 시각차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최근 물가 둔화에도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가운데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향후 물가 지표에서 이변이 없다면 금리 동결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다음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월러 이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주 동안 발표되는 지표에서도 현재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웃돌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마침내 디스인플레이션의 일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관세가 물가에 미친 영향이 예상보다 제한적이고 에너지 가격 상승도 경제 전반으로 크게 번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7월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3.7%, 근원 물가는 3.3%였지만 월러 이사는 기조적인 물가 흐름은 "근원 물가지표가 보여주는 것보다 더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근거로는 단기 물가 흐름을 제시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를 기준으로 한 3개월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 4.76%에서 최근 3.05%까지 떨어졌다. 월러 이사는 "이는 상당한 개선이며 이처럼 빠른 하락 속도는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만으로 현재 인플레이션의 방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월러 이사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통화정책이 총수요를 "약간 제약하는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조금만 가속해도 더 긴축적인 정책을 지지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8월 물가에서 2%를 향한 진전이 역전됐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정책 기조를 소폭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의 발언은 지난주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나온 워시 의장의 발언과 온도차가 있다. 워시 의장은 최근 월간 물가상승률 둔화에 대해 "근본적인 물가 흐름이 의미 있게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물가 흐름이 연준의 기대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도 했다.
금융시장은 이를 매파적 신호로 받아들이며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했다. 그러나 월러 이사가 물가 둔화가 이어질 경우 동결을 지지하겠다고 밝히면서 9월 FOMC를 둘러싼 연준 내부의 의견 차이도 선명해졌다.
이에 따라 다음주 발표되는 8월 CPI와 PPI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진다면 동결론에 힘이 실릴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하는 모습이 확인될 경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