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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도 못 막은 AI 수입…美 무역적자 16개월 만에 최대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7월 886억달러로 24% 급증…컴퓨터·반도체 수입 폭증
트럼프 '무역적자 축소' 제동…AI 패권 위해 수입 억제도 딜레마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앞세워 무역적자 축소에 나섰지만 정작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미국의 수입을 밀어올리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컴퓨터와 반도체 수입이 급증하면서 미국의 무역적자는 16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미 상무부는 3일(현지시간) 7월 미국의 상품·서비스 무역적자가 886억달러로 전월보다 24.4% 증가했다고 밝혔다. 6월 712억달러보다 174억달러 늘었다.

수입이 늘고 수출이 줄면서 적자가 확대됐다. 7월 미국의 수입은 전월보다 2.8% 증가한 3993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2.1% 감소한 3107억달러에 그쳤다.

수입 증가를 이끈 것은 AI였다. 상품 수입은 3206억달러로 전월보다 114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컴퓨터 등이 포함된 자본재 수입은 한 달 새 144억달러 증가한 1403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컴퓨터 수입이 69억달러, 컴퓨터 주변기기가 66억달러, 반도체가 12억달러 각각 증가했다. 미국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해외에서 컴퓨터와 반도체 등을 대거 들여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수출은 뒷걸음질쳤다. 상품 수출은 2010억달러로 전월보다 62억달러 감소했다. 산업용 원자재 수출이 87억달러 줄었고 이 가운데 원유 수출이 45억달러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AI 육성정책이 충돌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제조업 경쟁력 약화의 상징으로 규정하고 외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왔다. 수입품 가격을 높여 해외 제품 수요를 줄이고 미국 내 생산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AI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관세의 수입 억제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해외에서 생산된 고가 반도체와 컴퓨터를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무역적자 지형도 AI 공급망을 따라 바뀌고 있다.

7월 미국은 멕시코와 275억달러, 베트남과 233억달러, 대만과 181억달러의 상품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에 대한 적자는 152억달러였다. 한국과의 상품 무역적자도 104억달러에 달했다.

미국이 중국 중심의 공급망을 줄이는 과정에서 대만과 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로 수입처가 이동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수입 의존도 자체는 쉽게 낮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주 안에 관세가 모두 다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수입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GDP가 상승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에 한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구에 한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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