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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크로반 중심은 제주 500여㎞ 밖인데… 강풍·뱃길 통제 시작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 전역 강풍·전 해상 풍랑주의보
추자·가파·마라도 일부 항로 통제
전날 예상보다 북쪽·이동속도 빨라
오전 항공편 강풍·급변풍 영향 촉각

국가기상위성센터 천리안위성 2A호가 4일 오전 4시30분께 촬영한 한반도와 동중국해 일대 위성영상. 제24호 태풍 크로반이 일본 오키나와 북쪽 해상까지 올라온 가운데 태풍 주변의 발달한 구름대가 제주 남동쪽 해상까지 넓게 형성돼 있다. 제주에는 이날 강풍주의보와 전 해상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사진=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국가기상위성센터 천리안위성 2A호가 4일 오전 4시30분께 촬영한 한반도와 동중국해 일대 위성영상. 제24호 태풍 크로반이 일본 오키나와 북쪽 해상까지 올라온 가운데 태풍 주변의 발달한 구름대가 제주 남동쪽 해상까지 넓게 형성돼 있다. 제주에는 이날 강풍주의보와 전 해상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사진=국가기상위성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24호 태풍 '크로반(KROVANH)'의 중심이 제주에서 500여㎞ 떨어진 해상을 지나고 있지만 제주에는 이미 강풍과 높은 물결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날 예비특보였던 강풍·풍랑특보가 실제 주의보로 전환됐고 추자도와 가파도·마라도 등 일부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크로반은 일본 오키나와 북쪽 약 270㎞ 부근 해상인 북위 29.0도, 동경 128.2도에서 시속 34㎞로 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92hPa, 최대풍속은 초속 23m(시속 83㎞), 강풍반경은 250㎞다.

전날 전망보다 북상 속도가 빨랐다.

기상청은 3일 오전 4시 발표에서 4일 오전 3시 태풍 중심을 북위 28.6도, 동경 128.1도로 예상하고 이동속도를 시속 18㎞로 전망했다. 실제 분석에서는 중심이 북위 29.0도까지 올라왔고 이동속도는 시속 34㎞로 나타났다.

다만 북상을 계속해 한반도를 향하는 경로는 아니다. 기상청은 크로반이 이날 오후 3시 오키나와 북서쪽 약 280㎞ 부근 해상에서 서북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이동속도도 시속 7㎞로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5일 오전에는 남서쪽으로, 이후에는 남쪽과 남남동쪽으로 이동한다. 7일부터 다시 동쪽으로 진행해 9일에는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제주에는 태풍 중심보다 먼저 강풍과 풍랑이 닿았다. 기상청은 이날 제주 전역에 강풍주의보를 발효했고 제주도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를 내렸다.

제주 동부 앞바다에서는 물결이 최고 5m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부·서부·남부 앞바다에서도 최고 4m 안팎의 높은 물결이 일 전망이다.

천리안위성 2A호 영상에서도 크로반 주변에 강하게 발달한 구름대가 오키나와 일대와 제주 남동쪽 해상에 넓게 분포한 모습이 확인된다. 태풍 중심은 제주에서 떨어져 있지만 주변 기압계와 강한 동풍의 영향을 함께 받는 구조다.

기상청이 4일 오전 4시 발표한 제24호 태풍 크로반 예상진로. 크로반은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북쪽 약 270㎞ 부근 해상에서 최대풍속 초속 23m, 시속 34㎞로 북서진하고 있다. 이날 오후부터 이동속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서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기상청 제공
기상청이 4일 오전 4시 발표한 제24호 태풍 크로반 예상진로. 크로반은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북쪽 약 270㎞ 부근 해상에서 최대풍속 초속 23m, 시속 34㎞로 북서진하고 있다. 이날 오후부터 이동속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서쪽으로 방향을 바꿀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기상청 제공

해상특보는 여객선 운항 차질로 이어졌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운항정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제주에서 추자도를 거쳐 완도로 가는 송림블루오션호는 기상악화로 통제됐다. 모슬포~가파도와 모슬포·산이수동~마라도 항로에서도 오전 운항편부터 통제가 예정됐다.

다만 제주 뱃길 전체가 끊긴 상황은 아니다. 제주~완도 항로의 한일골드스텔라와 실버클라우드 등 일부 대형 카페리는 새벽 운항정보상 정상 운항으로 분류됐다. 해상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실제 출항 여부는 출항 직전 다시 확인해야 한다.

관심은 이제 제주국제공항으로 옮겨간다.

오전 5시 현재는 이날 항공편 운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이어서 태풍 영향에 따른 결항·지연 규모를 판단하기 이르다.

육상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고 항공편이 자동으로 결항하는 것도 아니다. 제주공항의 실제 풍향과 풍속, 급변풍 여부, 출발·도착공항 기상과 항공기 기종 등을 종합해 운항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제주공항은 활주로 주변에서 강한 동풍이나 북동풍이 불 경우 급변풍이 발생해 항공기 이착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첫 출발·도착편이 움직이는 오전부터 강풍과 급변풍이 실제 운항 차질로 이어지는지가 이날 하늘길의 첫 고비다.

이번 크로반 상황은 태풍의 중심진로만으로 지역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예상경로상 태풍 중심이 제주를 관통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제주 육상에는 강풍주의보,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이미 발효됐고 일부 부속섬 뱃길도 막혔다.

따라서 이날 제주지역 영향은 '태풍이 제주에 상륙하느냐'보다 실제 순간풍속과 해상 파고, 제주공항 급변풍, 항공편 결항·회항, 여객선 추가 통제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

특히 기상청이 이날 오전 10시 발표할 새 태풍정보에서 크로반이 예상대로 이동속도를 낮추고 서쪽으로 방향을 바꾸는지가 중요하다. 북상 단계에서 이미 전날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인 만큼 이후 위치와 이동속도도 계속 확인해야 한다.

기상청은 이날 제주지역에 강한 바람이 불고 해상에는 높은 물결과 너울이 이어지는 만큼 시설물 관리와 해안가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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