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정치"라던 용혜인, 의원직 1석에 걸린 보조금이 무려…
6년 전 "국고보조금 폐지" 직접 요구
의원직 유지하면 기본소득당 19억 보조금
2028년 선거보조금까지 29억원 넘어
[파이낸셜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기본소득당이 받을 국고보조금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유지하면 남은 임기 동안 기본소득당이 받을 경상보조금과 다음 총선 선거보조금이 29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6년 전 용 후보자가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을 기생충에 빗대며 제도 폐지를 주장했던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기본소득당은 지난 2020년 2월 "기생충 정당 양산하는 국고보조금 폐지하고 정치기본소득을 도입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영화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한 사진에는 용 후보자가 "국가보조금 폐지하고 정치기본소득 도입하라"는 팻말을 들고 참석자들과 서 있는 모습도 담겼다.
기본소득당은 당시 "국고보조금을 노린 기생충 정치가 반복되고 있다"며 "특히 선거에 앞서 국고보조금을 계산하고 이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정치세력이 많다"고 비판했다. 국고보조금을 없애는 대신 국민에게 연 10만원의 정치기본소득을 지급해 각자가 지지하는 정당을 직접 후원하도록 하자는 대안도 제시했다.
이 같은 주장은 6년 뒤 용 후보자가 의원직 유지 이유로 내세운 설명과 대비된다.
용 후보자는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당 소속 유일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하면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이 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라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 규모에는 국회 의석수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기본소득당 소속 현역 의원은 용 후보자 한 명뿐이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기본소득당은 원외정당이 된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유지하려는 배경에 국고보조금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사무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추산한 결과,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유지할 경우 남은 임기 21개월 동안 기본소득당이 받을 수 있는 경상보조금은 약 19억4000만원이다. 여기에 2028년 총선에서 받을 것으로 추산되는 선거보조금 10억원 이상을 더하면 정당에 지급되는 보조금만 29억원을 넘어선다.
용 후보자의 의원실 운영에 들어가는 예산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김 의원실은 남은 임기 동안 의원실 보좌진 인건비와 운영비 약 11억원 등을 합쳐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유지할 경우 투입되는 세금이 총 43억원가량이라고 추산했다.
쟁점은 용 후보자의 과거 주장과 현재 선택이 양립할 수 있느냐다.
기본소득당은 2020년 기자회견에서 "일을 하든 하지 않든 보조금은 그대로 지급된다"며 기존 국고보조금 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보조금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기생충 정치 대신 국고보조금을 국민들에게 나눠주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현재 기본소득당은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 여부에 따라 원내정당 지위와 국고보조금 수령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됐다. 더욱이 용 후보자는 21대와 22대 총선 모두 기본소득당 자체 비례대표 명부가 아닌 민주당 계열 비례 위성정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앞에서는 정의와 개혁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자신들이 비판했던 제도의 혜택을 누리는 모습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정치적 위선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인사청문회에서는 용 후보자가 2020년 주장했던 국고보조금 폐지 입장을 현재도 유지하는지와 함께 의원직 유지 결정 과정에서 기본소득당의 국고보조금 문제가 어느 정도 고려됐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