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도, 피해자도 '배우'였다···1800만원짜리 사기 각본 [거짓을 청구하다]
지인 둘이서 보험사기 공모..각 역할 섭외 가해 및 피해 차량 운전자 등 구해 약속대로 고의 사고 유발, 병원 치료까지 보험사에서 총 1800여만원 지급받아 하지만 결국 징역 8월의 실형 선고
[파이낸셜뉴스] 수원시 한 삼거리. A씨가 몰던 BMW가 느닷없이 차선을 변경하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겉보기엔 흔한 차선 변경 사고였다. 하지만 우연한 충돌이 아니었다. 사고 장소부터 운전자, 탑승자까지 미리 짜인 각본에 따라 벌어진 일이었다.
A씨 단독 범행이 아니었다. 그는 그저 '운전자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그림을 그린 사람은 따로 있었다. 모든 계획은 B씨 손에서 나왔다. A씨는 B씨와 처음부터 범행을 공모한 C씨의 섭외로 이 계략에 참여하게 됐다.
피해 차량 운전자 역할을 할 사람도 필요했다. 그 자리는 B씨가 직접 사람을 구했다. D씨였다. 이들뿐 아니라 사고 발생 후 피해 및 가해 차량을 공업사에 수리 알선하기로 한 다리 역할(E씨), 또 보험접수 시 사용하는 인적 사항과 전화번호를 제공할 사람(F씨)도 함께 섭외했다.
이렇게 A씨와 C씨를 제외한 총 4명의 '배우'가 갖춰졌고 이들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정상적인 사고로 위장해 치료비와 합의금, 차량 수리비 등 보험금을 받아내기로 합의했다.
계획대로 A씨는 B씨와 C씨를 BMW에 태우고 삼거리를 지나던 중 미리 약속한 장소에서 차로를 변경하는 승용차를 발견하고 가속해 뒤에서 받았다. 물론 피해 차량 운전자는 일당 중 한 명인 D씨였다.
충돌 이후엔 평범한 교통사고인 것처럼 꾸미는 작업이 시작됐다.
피해 차량을 몰았던 D씨는 곧바로 '교통사고가 발생해 상대 차량 탑승자를 다치게 했다'는 내용으로 보험사에 허위로 사고 접수를 했다. 가해 차량에 타고 있던 C씨는 마치 자신이 F씨인 것처럼 그의 인적사항으로 피해를 신고했다.
가해 차량도 정비업체에 맡김으로써 수리비를 발생시켰다. A씨, B씨, C씨 모두 다치지 않았지만 전부 병원치료를 받고 보험사로부터 치료비, 합의금, 차량 수선비를 편취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가해 차량이 있고 피해 차량이 파손된 데다 탑승자들이 병원 치료까지 받은 일반적인 교통사고처럼 인지할 수밖에 없었다. 총 1800여만원이 이들에게 지급됐다.
하지만 결국 재판에 넘겨진 주범 B씨를 비롯한 공모자들은 각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편취한 액수가 적지 않고 범행 수법도 좋지 않다"며 "이 같은 범행은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할 수 있는 범죄로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반성하고 피해회사에 보험금을 반환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