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4·3 기억, 400명 목소리로… 전국 시민합창단 '작별하지 않는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13개 합창단 19~20일 제주 집결
한강 작가 승인받은 부제 사용
각명비·관덕정서 400명 대합창
촬영 영상 뮤직비디오로 전국 확산

지난해 열린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에서 전국 시민합창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합창하고 있다. 올해 10회째를 맞는 축전은 오는 19~20일 제주에서 열리며 전국 13개 시민합창단 400여명이 제주4·3의 기억과 민주주의·평화의 가치를 노래한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지난해 열린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에서 전국 시민합창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합창하고 있다. 올해 10회째를 맞는 축전은 오는 19~20일 제주에서 열리며 전국 13개 시민합창단 400여명이 제주4·3의 기억과 민주주의·평화의 가치를 노래한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공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4·3의 기억을 음악과 공동체 예술로 풀어내는 전국 규모의 무대가 제주에서 열린다. 전국 13개 시민합창단 400여명이 4·3평화공원과 관덕정에 모여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부르고 그 장면을 영상으로 남겨 전국에 알린다.

4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4·3평화재단과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조직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10회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 in 제주'가 오는 19~20일 제주문예회관과 제주4·3평화공원 각명비 터, 관덕정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 축전의 부제는 '작별하지 않는다'다. 제주4·3을 소재로 한 동명 소설을 쓴 한강 작가에게 직접 제목 사용 승인을 받았다. 전국에서 모인 합창단원들이 실제 '작별하지 않는다'를 대합창하고 이를 뮤직비디오로 제작해 온라인으로 확산한다.

참가 규모는 전국 13개 시민합창단 400여명이다. 제주 4·3평화합창단을 비롯해 서울 이소선합창단·615시민합창단·합창단그날, 인천 5·3합창단, 충북 두꺼비앙상블합창단, 대전·대구평화합창단, 부산 박종철합창단, 울산 더울림합창단, 경남 개똥이어린이예술단, 전북 녹두꽃시민합창단, 광주 1987합창단이 참여한다. 서귀포중학교합창단도 찬조 출연한다.

제주문예회관 본 공연은 19일 오후 4시에 열린다. 실내·야외 행사를 합쳐 관객 1000여명이 찾을 것으로 주최 측은 예상하고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공연은 제주4·3의 기억에서 민주주의와 연대의 의미로 흐름을 확장하도록 구성했다.

제1부 '기억의 섬'은 '제주4·3에서 민주주의의 기억으로'를 주제로 꾸미고, 제2부 '기억하는 사람들'에서는 전국 시민합창단이 각 지역의 역사와 민주주의·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곡을 선보인다.

제주4·3평화합창단은 '기억 저편'과 '너븐숭이'를, 인천 5·3합창단은 '먼 훗날'과 '한라산'을 부른다. 부산 박종철합창단과 광주 1987합창단, 전북 녹두꽃시민합창단 등도 각 지역의 역사적 기억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피날레는 '작별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참가자 전원이 안치환 작사·작곡의 '잠들지 않는 남도'와 이번 축전의 부제와 같은 제목의 대합창곡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부른다.

대합창은 공연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400여명의 합창단원은 제주4·3평화공원 각명비와 관덕정에서도 '작별하지 않는다'를 부른다. 어린이부터 4·3 유족까지 여러 세대가 함께 참여하며 현장 공연을 촬영해 뮤직비디오로 제작한 뒤 유튜브 등 온라인에 공개할 계획이다.

각명비는 4·3 희생자의 이름을 새긴 장소다. 관덕정 역시 해방 이후 제주 현대사의 중요한 현장이라는 점에서 두 장소에서의 합창은 공연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

올해 제주 개최는 전국민주시민합창축전 10년의 흐름에서도 의미가 있다.

축전은 2017년 민주화운동기념·계승단체전국협의회를 기반으로 서울에서 첫 행사를 연 뒤 전국 도시를 돌며 매년 이어졌다. 코로나19 시기에도 비대면이나 야외공연 방식으로 행사를 지속했다.

첫 행사 당시 8개 단체로 출발했지만 이후 참가 합창단이 12개 이상으로 늘었고, 축전을 계기로 새로운 시민합창단도 만들어졌다. 10회 동안 위촉곡 10곡을 포함해 창작·편곡된 노래는 200곡을 웃돈다.

이번 제주 축전이 주목되는 이유도 4·3의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음악을 통해 다른 지역의 시민들이 기억을 공유한다는 데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기존 4·3 체험이 수난과 저항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무게를 뒀다면 이번 축전은 합창이라는 예술적 경험을 통해 제주4·3과 제주 사람에 대한 공감과 존중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전국 각 지역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역사를 노래해온 시민합창단이 제주에 모이는 만큼 4·3을 제주만의 과거사가 아닌 한국 현대사의 기억과 평화·인권의 문제로 공유할 수 있을지가 이번 10회 축전의 핵심이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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