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프라이빗 명품 쇼핑에 스파까지… 인천공항, 이스탄불에서 '초격차' 답을 찾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950유로'면 상용편 승객도 럭셔리 라운지·전용 수속 패스
iGA·Jetex 합작 6000만 유로 투자…4개월간 3500명 이용
인천공항도 2028년 FBO 확충 목표, 프리미엄 수요 선점 시급

3일(현지시간) 찾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Jetex-iGA VIP 터미널 전경. 두바이에 본사를 둔 프라이빗 항공 서비스 제공 업체인 Jetex가 이스탄불 공항 운영회사와 함께 운영하는 VIP전용 터미널이다. 사진=박범준 기자
3일(현지시간) 찾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Jetex-iGA VIP 터미널 전경. 두바이에 본사를 둔 프라이빗 항공 서비스 제공 업체인 Jetex가 이스탄불 공항 운영회사와 함께 운영하는 VIP전용 터미널이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스탄불(튀르키예)=김동호 기자】고급 타일 바닥재와 튀르키예의 꽃을 형상화한 원목 장식이 눈길을 사로잡고, 기둥과 천장의 경계를 허문 유려한 곡선형 디자인이 시선을 압도한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통유리 너머로 활주로가 펼쳐지고, 유명 팝스타 리한나가 이용할 법한 프라이빗 명품 쇼핑룸과 고급 스파, 침실 스위트가 특급 호텔처럼 늘어서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제트기 수요와 VIP 의전 인프라 확충을 추진 중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글로벌 메가 허브 위상에 걸맞은 '비즈니스 항공 전용 터미널(FBO)'의 미래를 이스탄불 공항에서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업계에서는 해당 터미널이 현실화될 경우, 패스트트랙 도입에 난항을 겪은 인천공항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3일(현지시간) 찾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Jetex-iGA VIP 터미널 내 위치한 보석 쇼핑공간.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유명 인사들이 고급 시계와 보석 등을 프라비잇하게 쇼핑할 수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3일(현지시간) 찾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Jetex-iGA VIP 터미널 내 위치한 보석 쇼핑공간.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유명 인사들이 고급 시계와 보석 등을 프라비잇하게 쇼핑할 수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5분 만에 끝나는 출입국 수속…보안과 프라이버시 극대화
전용기에서 내리자마자 대기 중인 전용 차량에 탑승해 터미널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분 남짓, 독립된 전용 출입국·세관(CIQ) 카운터를 거쳐 공항 밖으로 나서는 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동서양을 잇는 초대형 허브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의 비즈니스 항공 전용 터미널(FBO)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3일(현지시간) 찾은 이곳은 일반 여객 터미널과 완전히 분리된 독립 구역에 위치해 VIP들의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극대화했다. 출입구에 들어서면 주황색 유니폼을 차려입은 '게스트 경험 담당자'가 밀착 의전하며, 지상조업 직원이 체크인 수하물을 인계해 항공기로 직접 보낸다.

부루주 귀레스 이스탄불 공항(iGA) 터미널 종합책임자는 "상황에 따라 출발 5분 전에 도착한 승객도 탑승 처리가 가능하며, 최근 미국인 90명 단체 탑승객을 단 10분 만에 수속한 사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깐깐한 세관 및 공항 보안 규정을 예외 없이 적용하면서도, 고객이 강압적이나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조용하고 정중하게 처리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전담 CIQ 심사관이 상주해 대기 시간 없는 입출국 절차가 이뤄지며, 전용기 전용 에이프런과 격납고, 24시간 맞춤형 정비(MRO)·급유·기내식 공급 등 지상조업이 일괄 지원되는 원스톱 체계를 완성했다.

5000㎡ 3개 층 규모로 지어진 이 터미널은 iGA와 글로벌 FBO 운영사 Jetex가 6000만 유로를 공동 투자해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개장 후 4개월 동안 3500여 명이 이용했으며, 24시간 기준 최대 170명이 거쳐갔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세계 30대 공항 중 유일하게 유료 패스스트랙을 도입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톱10 공항 중에서도 유일하게 전용기 인프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천공항에 비즈니스 항공 전용 터미널이 도입되면, 미래 경쟁력 초격차를 확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3일(현지시간) 찾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Jetex-iGA VIP 터미널 내 위치한 스위트 침실. 내부에는 별도 화장실과 샤워부스가 마련됐고, 마사지 서비스가 가능한 스파도 유료로 제공된다. 사진=박범준 기자
3일(현지시간) 찾은 튀르키예 이스탄불 Jetex-iGA VIP 터미널 내 위치한 스위트 침실. 내부에는 별도 화장실과 샤워부스가 마련됐고, 마사지 서비스가 가능한 스파도 유료로 제공된다. 사진=박범준 기자

상용편 승객도 950유로에 이용…한국 시장 진출도 '눈독'
눈에 띄는 점은 전용기 탑승객보다 일반 상용 항공편 승객의 이용 비중이 더 높다는 것이다.

전체 이용객 중 전용기 승객은 약 1000명 수준이다. 국제선 상용편 승객도 1인당 950유로(부가세 별도)의 패키지를 구매하면 신속 수속, 전용 차량 이동, 최고급 시가·위스키 라운지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1500~2500유로를 추가하면 침실과 샤워부스, 미니바가 갖춰진 프라이빗 스위트룸을 최대 6시간 동안 빌릴 수 있다. 최고 320유로에 달하는 마사지 스파와 한정판 명품을 방 안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전담 쇼핑 어시스턴트 서비스는 글로벌 정·재계 VIP와 다국적 기업 경영진을 겨냥한 맞춤형 럭셔리 라운지의 진수를 보여준다.

한국 역시 이들이 주목하는 핵심 잠재 시장이다. 귀레스 책임자는 "현재 한국 FBO 투자자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으며 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재 국내 비즈니스 항공 운항은 김포국제공항(SGBAC)이 주로 분담하고 있으나 장거리 연계성과 인프라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제기돼 왔다. 이에 인천공항은 4단계 확장 사업 이후 2028년 개장을 목표로 글로벌 메가 허브 위상에 걸맞은 전용 FBO 및 비즈니스 항공 인프라 고도화를 모색하고 있다.

단순한 여객 수송을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하이엔드 비즈니스 항공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벤치마킹이 절실한 시점이다. 인천공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MICE 산업 및 글로벌 기업 본사 유치와 연계해 프리미엄 비즈니스 항공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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