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10 공항 중 인천공항만 없다… VIP 겨냥한 '프리미엄 터미널'
전용기서 내려 공항 밖까지 5분… 이스탄불 FBO의 '신속성'
VIP 라운지·전용 수속 패스 등 고부가가치 창출
국제여객 톱10 중 전용기 시설 없는 곳은 인천공항 유일
【이스탄불(튀르키예)=김동호 기자】패스트트랙(전용출국장) 전면 도입에 번번이 난항을 겪어온 인천국제공항이 'VIP 전용 터미널(FBO·Fixed Base Operator)' 구축을 통해 실질적인 패스트트랙 도입 효과를 노린다. 일반 여객과 동선이 겹치는 터미널 내 패스트트랙 대신, 아예 공간이 완벽히 분리된 전용기 터미널을 지어 불필요한 특혜 논란을 차단하고 하이엔드 항공 수요를 낚아채겠다는 복안이다. 그 해답의 실마리를 동서양을 잇는 초대형 허브,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 현장에서 엿볼 수 있었다.
전용기에서 내리자마자 뿜어져 나오는 엔진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에이프런(주기장)에 대기 중이던 최고급 의전 차량에 몸을 실었다. 일반 터미널의 붐비는 인파는 애초에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전용 차량으로 단 2분 남짓 이동해 도착한 곳은 철저히 통제된 독립 구역. 이어진 전용 출입국·세관(CIQ) 카운터에서는 대기선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전담 심사관을 통한 여권 확인부터 1대 1 수하물 통관을 거쳐 공항 밖으로 나서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5분. 3일(현지시간) 찾은 이스탄불 공항 비즈니스 항공 전용 터미널(FBO)에서 매일 벌어지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이러한 '초고속 수속'은 현재 인천공항이 가장 목말라하는 시스템이다. 인천공항은 그간 비즈니스·일등석 승객이나 상위 마일리지 고객 등을 위한 유료 패스트트랙 도입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국민적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형평성 논란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됐다.
하지만 이스탄불 공항처럼 글로벌 정·재계 VIP와 다국적 기업 경영진을 타깃으로 한 독립된 FBO를 구축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객 터미널과 철저히 분리된 전용 공간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면 기존의 형평성 논란을 비껴가면서도, 타깃 수요층에게는 사실상 완벽한 패스트트랙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 둘러본 이스탄불 공항 FBO의 핵심 경쟁력 역시 '철통 보안'과 '신속성'의 결합이었다. 맞춤형 럭셔리 라운지와 첨단 화상회의실 등 하드웨어는 물론, 전용 격납고와 주기장, 24시간 맞춤형 정비(MRO) 및 급유·기내식 공급 등 지상조업(Ground Handling)이 한곳에서 일괄 지원되는 완벽한 원스톱 생태계를 갖추고 있었다.
현재 국내 비즈니스 항공 및 전용기 수요는 주로 김포국제공항(SGBAC)이 분담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전용기를 수용할 주기장 및 격납 인프라 확장이 여의치 않고, 무엇보다 장거리 국제선 환승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특히 국제여객 기준 상위 10개 공항 중 전용기 전용 터미널(FBO) 인프라가 부재한 곳은 인천공항이 유일하다. 이에 인천공항은 올해 마무리되는 4단계 확장 사업 이후, 글로벌 메가 허브 위상에 걸맞은 전용 FBO 및 비즈니스 항공 인프라 고도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 및 글로벌 기업 본사 유치와 연계해 프리미엄 비즈니스 항공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반 터미널 내 패스트트랙 도입이 현실적으로 험난한 상황에서, 독립된 최고급 FBO 구축은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며 "이스탄불 공항의 원스톱 FBO 운영 모델은 인천공항이 단순 여객 처리를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프리미엄 복합 허브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벤치마킹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