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떠난 코스피…삼전·닉스가 1.6조로 떠받쳤다
[파이낸셜뉴스]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선 사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코스피의 수급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예정된 자사주 매입 물량의 절반 이상을 남겨둔 만큼 당분간 지수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타법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4조512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3일 하루를 제외한 9거래일 동안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기타법인 수급에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포함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루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이며 매수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는 4.8% 하락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한 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5000억원, 3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해당 기간 5거래일 가운데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3일에는 개인과 외국인, 기관이 모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주요 투자 주체가 일제히 주식을 내다 판 상황에서 기타법인이 매물을 받아내며 지수 낙폭 확대를 막았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비중을 줄였지만 자사주 매입이 새로운 순매수 주체로 부상하면서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며 "개인과 외국인, 기관의 매물을 기타법인이 대부분 받아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입은 이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일 기준 삼성전자는 예정된 매입 수량의 73.0%, 금액 기준으로는 72.6%를 남겨두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매입 예정 수량의 70.0%, 금액의 73.0%가 남아 있다. 매입 종료 예정일은 삼성전자가 다음 달 15일, SK하이닉스가 다음 달 1일이다.
반도체 업황과 실적 전망도 자사주 매입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한 466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 이익 추정치도 상향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보기술(IT) 업종이 개선을 주도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에서 뚜렷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은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핵심 수급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영업이익과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나면 추가적인 주주환원 여력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