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워케이션 생활인구 10만명… 김녕, 정부 농촌형 거점 첫 선정
농식품부 전국 13곳 중 제주 첫 포함
평일 하루 최대 5만원·최대 5일 할인
오란다·마을해설 등 체험 프로그램
제주 자체 17개 워케이션 오피스와 별도 운영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워케이션 생활인구 10만명을 확보한 제주가 공공·민간 오피스 중심의 휴가지 원격근무에 농촌 마을 체험형 모델을 더한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체험마을이 정부의 '농촌형 워케이션' 거점에 제주에서는 처음 선정되면서 평일 체류인구와 소비를 읍·면 지역으로 분산할 통로가 생겼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농촌형 워케이션 운영지역은 이달부터 기존 10곳에서 13곳으로 확대된다. 새로 합류한 곳은 충남 당진 당나무물꽃마을과 전남광주 나주 에코왕곡마을, 제주 김녕리체험마을 등 3곳이다.
제주지역이 농식품부 농촌형 워케이션 운영지역에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결합한 근무형태다. 관광지 등에 일정 기간 머물며 원격으로 일하고 업무가 끝난 뒤 관광과 휴식을 즐기는 방식이다.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촌형 모델은 여기에 마을 체험과 지역 소비를 결합한다.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보다 상대적으로 체류 수요가 적은 평일에 도시 근로자를 농촌으로 끌어들이고, 반복 방문과 소비를 통해 지역과 관계를 맺는 '관계인구'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원도 평일 체류에 맞춰져 있다. 참가자는 평일 기준 1인 하루 최대 5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9월부터 11월까지 최대 5일을 적용받으면 1인당 지원 규모는 최대 25만원이다. 여행자보험 가입도 지원한다.
참여자는 전용 플랫폼을 통해 예약·결제하고 참가신청서와 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 소득증빙 가운데 하나를 제출하면 된다.
김녕에서는 일과 휴식에 마을 체험을 연결한다. 김녕리체험마을은 오란다 만들기와 김녕마을 해설투어 등을 운영한다. 짧은 관광코스를 소비하고 떠나는 방식보다 마을에 머물면서 주민과 지역문화를 접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김녕에는 워케이션 수요를 받을 기반도 이미 마련돼 있다. 김녕어울림센터에는 18명이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와 25명 규모 영상회의실, 숙박공간 6객실이 갖춰져 있다. 김녕성세기해변과 가까워 업무 뒤 해안과 마을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입지다.
김녕 일대에서는 해녀문화와 바릇잡이, 낚시, 마을해설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체험도 운영되고 있다. 워케이션 이용자의 지출을 숙박·식음료에서 체험과 마을 서비스까지 연결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이번 선정이 주목되는 배경에는 제주가 이미 상당한 규모의 워케이션 수요를 확보했다는 점이 있다. 제주도 집계에서 2025년 12월28일 기준 제주 워케이션 생활인구는 10만360명을 기록했다. 참여자의 평균 체류기간은 4박5일, 1인당 평균 소비금액은 항공료를 제외하고 약 64만원으로 조사됐다.
10만명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제주에서 발생하는 소비는 약 640억원에 이른다. 제주연구원은 워케이션 참여 생활인구 10만명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생산유발 862억원, 부가가치유발 306억원, 취업유발 927명 규모로 추산했다.
제주도는 2022년 시범사업 이후 공공형 워케이션 오피스와 민간 사업자를 연결하면서 워케이션을 단기 관광이 아닌 생활인구와 기업유치 정책으로 키워왔다.
올해도 민간 파트너사 15곳이 17개 워케이션 오피스를 운영한다. 도외 기업 근로자와 개인사업자가 3박4일 이상 체류하면 숙박비와 업무공간 이용료를 합쳐 1박당 최대 5만원, 1인당 최대 30만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제주도 자체 바우처에는 309개 기업에서 917명이 참여했다. 김녕에서 시작하는 농식품부 사업과 제주도의 자체 워케이션 바우처는 별도 사업이다. 지원조건과 운영방식도 다르다.
제주도 사업이 도외 기업과 근로자의 장기체류와 기업유치, 워케이션 오피스 이용을 중심으로 한다면 농촌형 워케이션은 평일 농촌 체류와 마을 체험, 관계인구 확대에 방점을 찍는다.
제주 입장에서는 이미 확보한 워케이션 수요를 읍·면 지역으로 얼마나 분산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과제다.
워케이션 참여자가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주요 업무공간에 머무르는 데 그치지 않고 김녕 같은 마을에서 숙박하고 식사하며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워케이션의 경제효과가 농어촌 상권까지 퍼질 수 있다. 김녕 모델의 성과를 단순 참가인원이 아니라 평균 체류일수와 지역 내 소비, 체험 참여, 재방문 등으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전한영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농촌형 워케이션은 도시민이 농촌의 일터·삶터·쉼터 가치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며 "평일 체류 수요를 늘리고 장기적으로 농촌 관계인구를 확대하는 거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