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옷 개고 수영장 벽 '척척'…일상 파고든 신기술 [IFA 2026]
생활밀착형 제품 앞세워 체험·브랜드 알리기
바이어 상담도 북적…B2C·B2B 동시에 공략
【베를린(독일)=임수빈 기자】#. 두 대의 로봇 팔이 테이블 위에 놓인 빨간색 옷의 양쪽 끝을 집었다. 한쪽 팔이 옷을 잡아당겨 펼치자 다른 팔이 위치를 맞춰 가지런히 정리했다. 중국 로봇 기업 매직랩이 선보인 '매직믹스 WM' 시연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상황에 맞는 움직임을 스스로 수행하는 기술이다. 로봇이 옷을 정리하는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자 관람객들도 하나둘 모여들었다.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에서는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 세계 각국의 중소·신흥 기업들이 곳곳에 부스를 차렸다. 로봇부터 웨어러블, 청소 가전, 홈피트니스까지 기존 가전의 경계를 넘나드는 제품을 앞세워 유럽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일반 관람객에게도 문을 여는 IFA의 특성에 맞춰 소비자가 직접 보고 사용하며 효용을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제품과 체험형 전시도 대거 등장했다.
올해 IFA에서는 먼 미래의 기술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일상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생소한 제품을 직접 작동하거나 착용해볼 수 있도록 체험 공간을 꾸며 제품이 일상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려는 업체들이 많았다.
중국 스마트 청소가전 업체 트랜스타는 자체 브랜드 토시마를 앞세워 로봇 청소기의 활동 영역을 수영장과 창문 등으로 넓혔다. 와이봇도 수영장 청소기를 전시장에 배치, 현장에서는 궤도형 바퀴를 장착한 수영장 청소 로봇이 실제 물속에서 바닥을 이동하고 벽면을 오르내렸다.
가사 노동을 직접 수행하는 휴머노이드도 등장했다. 중국의 유니엑스AI는 가정용 휴머노이드를 앞세워 직접 커피를 만드는 모습을 시연했다. 유니엑스AI 관계자는 "이미 중국 내에서 판매를 시작해 1000대 가까이 팔렸다"고 전했다. 매직랩도 두 대의 로봇팔이 서로 움직임을 맞춰 옷을 펼치고 정리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로봇의 일상생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로봇은 사람이 사용하는 기기에서 직접 몸에 착용하는 형태로도 진화했다. 중국 로봇 기업 하이퍼쉘은 다리에 착용해 걷기와 등산 등 이동을 돕는 '하이퍼쉘 헤일로'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람객들은 직접 제품을 허리와 다리에 착용하고 걸어보며 기능을 체험했다.
유럽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에 맞춘 제품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홈피트니스 업체 킹스미스는 사용하지 않을 때 접어서 보관할 수 있는 운동기구를 전시했다. 특히 여행용 캐리어처럼 접어 이동할 수 있는 워킹패드 '워킹케이스'를 선보이며 공간 활용성을 강조했다. 집 안에서 운동을 즐기면서도 보관 공간을 줄이려는 소비자 수요를 겨냥한 제품이다.
전시장 밖에서도 소비자의 체험을 앞세운 이색 제품이 관람객들을 맞았다. '진동하는 음악 해먹'은 해먹의 천을 스피커처럼 활용해 음악의 주파수에 맞춰 진동하도록 만든 제품이다. 관람객이 직접 해먹에 누워 음악을 귀로 듣는 동시에 몸으로 진동을 느끼도록 해 제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IFA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일반 소비자 뿐 아니라 유럽 각국의 유통업체와 바이어 등 주요 기업간거래(B2B) 고객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하려는 기업에는 현지 유통망과 사업 파트너를 발굴할 기회가 되고, 이미 진출한 기업에는 기존 고객사와 접점을 넓히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장으로 활용된다.
실제 전시장 곳곳에서는 제품을 체험하는 일반 관람객들 사이로 업체 관계자들이 바이어에게 제품을 설명하거나 별도의 상담 공간에서 미팅을 진행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글로벌 대형 가전 업체들도 B2B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공을 들였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전시 공간과 별도로 B2B 고객을 위한 라운지와 미팅 공간을 마련했다. 현장을 찾은 고객들이 회사 관계자와 편안한 분위기에서 사업을 논의할 수 있도록 꾸민 공간으로, 주요 고객을 위한 별도 미팅룸 역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email protected] 임수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