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11일부터 사망자 금융거래 신속차단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망자 정보 주기 매일 1회 제공
기존 최대 2개월 소요 허점 개선
장례비 등 긴급자금은 '예외 인출'

정부가 사망 신고 다음 날부터 사망자 명의의 불법 금융거래를 즉시 차단하는 시스템을 오는 11일 전면 가동한다. 기존 사망자 정보가 유가족 신고 이후 최장 2개월 뒤에야 금융사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사망자 계좌가 '대포 통장' 등 범죄에 악용되는 현실을 개선한 것이다. 감사원이 시정을 주문한지 9년만이다. <본지 2025년 11월 18일자 1면 참조>

6일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은 오는 11일부터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신속 차단 시스템'을 전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감사원은 금융위원회에 '사망자 명의의 금융거래·관리에 대한 지도·감독 부적정' 의견을 통보했다. 당시 감사원은 사망자 명의로 45만2684건(3375억원)의 출금이 이뤄졌다면서 시정을 주문했다.

감사원 지적 9년만에 금융위는 행안부, 신정원 등과 연계해 사망신고 바로 다음날 모든 금융사(4890개)에 사망 내용이 공유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보이스피싱범 등이 금융 실명제를 회피하기 위해 사망자 명의 계좌를 도용한 문제를 개선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부정 금융거래를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신용정보원을 통해 행정안전부의 사망자 정보를 월 1회 전달받아 금융거래를 차단해 왔다. 그러나 사망신고 기한과 정보 공유 주기를 고려하면 금융사가 사망 사실을 확인하기까지 최대 2개월 가량 걸리는 허점이 있었다. 또한 일부 은행만 이 시스템을 활용해 왔다는 한계도 존재했다.

이번에 도입되는 신속 차단 시스템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사망자 정보 제공 주기를 기존 '월 1회'에서 '매일 1회'로 대폭 단축한다. 금융사는 매일 제공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당사자의 사망 사실이 확인되는 즉시 거래를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정보 공유 대상도 은행뿐 아니라 보험·카드·증권·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전체 금융사로 확대된다. 사망자로 확인되면 입금 등 필수 거래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거래가 즉시 정지된다. 유가족이 별도로 거래 차단을 신청하지 않아도 신용정보원과 금융사가 모든 거래 차단 절차를 자동으로 이뤄진다.

남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된다. 사망자 정보를 금융거래 차단 목적 외에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거래 이력은 전산으로 기록·관리된다. 금감원은 정보 관리 실태와 내부통제 현황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또 유가족이 사망자의 치료비와 장례비 등 긴급 자금이 필요할 경우 은행의 '예외 인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관련해 지난해 말 은행권에서 장례비나 병원비를 지급해야 하는 경우 유가족의 민원이 잦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는데 제도에 반영된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부정 금융거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용정보원과 금융사와 긴밀히 협력해 유가족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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