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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줄 알았는데… 저출산 시대에도 건재한 日완구시장 [글로벌 리포트]

파이낸셜뉴스

아이보다 어른이 더 많은 도쿄 장난감쇼
추억의 놀이에 트렌드 입혀 키덜트 공략
그시절 디지털 펫 다마고치 출시 30주년
손가락에 끼는 반지 형태로 작게 만들어
몸에 지니는 패션 상품으로 고객층 확장
50만원 넘는 건담 프라모델도 팬덤 탄탄
조립형 토이 넘어 경험을 팔아 승승장구

지난달 28일 '도쿄 장난감쇼 2026'의 '아이카츠! 앙코르' 체험장에서 성인 관람객들이 게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7대의 게임기 앞에 대기 행렬이 이어지면서 대기시간은 약 30분까지 늘어났다.
지난달 28일 '도쿄 장난감쇼 2026'의 '아이카츠! 앙코르' 체험장에서 성인 관람객들이 게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7대의 게임기 앞에 대기 행렬이 이어지면서 대기시간은 약 30분까지 늘어났다.
반다이 직원이 출시 30주년 기념 신제품인 반지형 육성게임기 '다마고치 링'을 손가락에 끼워 시연하고 있다. 사진=서혜진 특파원
반다이 직원이 출시 30주년 기념 신제품인 반지형 육성게임기 '다마고치 링'을 손가락에 끼워 시연하고 있다. 사진=서혜진 특파원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다마고치 링'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다마고치 기기입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일본 도쿄 고토구 도쿄빅사이트에서 열린 '도쿄 장난감쇼 2026'. 반다이 부스 직원이 손가락에 낀 다마고치 링을 들어 보였다. 반지 위에 500원짜리 동전만 한 달걀형 컬러액정 기기가 얹힌 모습이었다. 직원이 조작법을 보여주자 유통업체 관계자와 바이어들이 걸음을 멈췄다. 시연이 끝난 뒤에도 새로운 관람객이 계속 찾아와 설명이 여러 차례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다마고치 링은 1996년 나온 초대 제품의 형태를 전체 길이 28㎜로 줄인 제품이다. 화면 속 캐릭터에게 먹이를 주고 돌보는 기존 놀이를 반지 하나에 담았다. 대상 연령은 15세 이상이다. 어린이 장난감을 청소년과 성인이 몸에 지니는 취향 상품으로 바꾼 것이다.

일본에서 어린이 인구는 줄고 있지만 장난감 시장은 커지고 있다. 일본완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완구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3% 증가한 1조1664억엔(약 10조543억원)으로 5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어린 시절의 장난감을 다시 찾는 성인이 새로운 고객으로 떠올랐다.

■30년 전 어린이, 구매력 갖춘 고객으로 귀환

다마고치 링이 출시 30주년을 겨냥한 신제품이라면 지난해 출시된 '다마고치 파라다이스'는 브랜드 부활을 이끈 흥행작이다. 손바닥 크기의 달걀형 육성게임기로 본체의 다이얼을 돌리면 화면이 세포에서 행성, 우주까지 확대·축소된다. 범위를 바꿔가며 캐릭터에게 먹이를 주고 치료하거나 주변 환경을 관리한다.

직원은 "세포 단계부터 우주까지 오가며 다마고치를 돌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올해 일본 장난감대상 히트·세일즈상을 받았다. 다마고치 시리즈의 세계 누적 출하량도 1억개를 넘어섰다.

인근 '아이카츠! 앙코르' 체험장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오는 10월 가동을 앞둔 신작을 체험하려는 성인 관람객들이 7대의 게임기 앞에 몰리면서 대기시간은 약 30분까지 늘어났다.

관람객들은 상의·하의·신발 등이 그려진 카드를 게임기에 읽혀 화면 속 아이돌을 꾸민 뒤 리듬게임을 즐겼다. '아이카츠!'는 '아이돌 활동'을 줄인 말로 2012년 어린이를 겨냥해 출발한 카드 연동형 게임이다. 당시 이용자들이 성인이 된 지금, 어른들이 줄 서는 게임으로 돌아왔다.

반다이남코그룹에서 2014년 159억엔을 기록한 뒤 줄었던 아이카츠 관련 매출은 지난해 주변 상품을 포함해 당시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번 신작에는 최신 3차원 그래픽과 게임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기능을 더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과거의 놀이에 최신 유행을 입힌 제품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손잡이를 돌리면 입체 스티커가 완성되는 다카라토미 제품은 1990년대 스티커 꾸미기에 최근의 입체 스티커와 가챠 열풍을 결합했다. 약 30년 만에 부활한 포켓몬 주사위 게임 '프라코로'도 당시 제품을 기억하는 세대의 향수를 자극했다.

■투자부터 6만6000엔 건담까지… 경계 확장

성인 고객을 겨냥하면서 소재와 가격도 달라졌다. 금·주식·암호자산을 사고팔아 자산을 늘리는 '투자 반즈케'는 일본의 투자 열풍을 보드게임에 담았다. 어린이에게 경제 원리를 알려주는 동시에 투자에 관심 있는 성인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현장에서는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직접 주사위를 굴리며 게임 방식을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미디어를 계기로 이용자층이 넓어졌다"며 "코로나19 이후 직접 소통하며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다이스피리츠의 조립식 모형 '퍼펙트 그레이드 언리시드 뉴건담'은 가격이 6만6000엔(약 56만9000원)에 달한다. 골격부터 외장까지 직접 조립하며 건담을 '건조하는 경험'을 파는 성인용 고급 취미제품이다.

일본완구협회는 올해 주요 흐름으로 사회 현상을 반영한 장난감과 '노스탤지어 토이', 고품질 키덜트 제품을 꼽았다. 오래된 상품을 최신 기술과 소비 방식에 맞게 바꿔 어린이와 성인에게 함께 파는 '전 세대 시장'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도쿄 장난감쇼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열렸다. 27~28일은 업계 관계자를 위한 비즈니스데이, 29~30일은 일반 공개일로 운영됐다. 186개 업체가 약 3만5000개 제품을 전시했다. 28일 방문객은 8144명, 이틀간 비즈니스데이 방문객은 1만6819명이었다. 일반 공개일에는 5만9316명이 몰렸다. 전체 방문객은 7만6135명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사라질 줄 알았는데… 저출산 시대에도 건재한 日완구시장 [글로벌 리포트]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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