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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귤보디아'라고?"...흉흉한 괴소문에 '실종 지도'까지 퍼졌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 SNS에 등장한 '제주 실종 지도'. 출처=온라인커뮤니티
최근 SNS에 등장한 '제주 실종 지도'. 출처=온라인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최근 제주에서 실종 신고된 이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실종 지도'와 '장기밀매설' 등 사실무근의 유언비어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에 괴담까지 뒤섞이면서 제주 전체의 치안 불안을 자극하고 관광 경기 위축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간 제주시 한림읍, 애월읍, 조천읍, 구좌읍 등에서 앞서 실종 신고됐던 4명이 차례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한림읍에서 실종됐던 30대 여성 장 모 씨의 경우, 담당 경찰관이 소재와 안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허위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장씨는 실종 100여 일 만인 지난달 24일 변사체로 발견됐다.

비극적인 사건과 경찰의 미흡한 대응이 맞물리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SNS 등에는 사망자들의 발견 장소와 시점을 표시한 이른바 '제주 실종 지도'가 빠르게 번졌다. 일부 게시물에서는 '제주에 장기밀매 조직이 암약하고 있다', '외국인 범죄 조직과 경찰이 유착했다'는 식의 음모론이 제기됐으며, 한국인 감금 범죄가 발생한 캄보디아에 귤을 합성한 '귤보디아'라는 혐오성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경찰 확인 결과 이들 4건의 사망 사건 사이의 연관성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장기밀매 조직의 개입이나 특정 국가 또는 외국인 범죄와 연루됐다는 의혹 역시 실체가 없는 낭설로 파악됐다.

제주에서 강력 사건 발생 후 미확인 괴담이 섬 전체를 집어삼킨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올레길 여성 관광객 살해 사건 당시 '조선족 납치설'이 돌았으나 한 중학생의 허위 게시글로 밝혀졌고, 2018년 예멘 난민 입국 당시 확산했던 '여성 6명 연쇄 실종설' 역시 허위·중복 정보로 확인됐다. 2019년 고유정 사건 당시에는 아무 관련 없는 렌터카 업체가 불매 표적이 되는 등 애꿎은 피해가 10여 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SNS 알고리즘과 AI를 활용한 가짜뉴스가 결합하면서 괴소문의 파급력과 정교함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고 경고한다. 특히 관광업 의존도가 절대적인 제주 특성상, '위험한 섬'이라는 낙인은 지역 소상공인과 도민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도내 여행업계는 관광객들의 야간 외출 기피와 예약 취소 등 체감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근거 없는 추측이 제주 전체를 위험 지역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는 한편 현장 안전망 점검에 나섰다.

제주도 역시 치안 불안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는 오는 2030년까지 AI 기반 폐쇄회로(CC)TV 전환율을 75%까지 끌어올리고 영상 보관 기간을 기존 30일에서 60일로 연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나홀로 여행객'을 위한 안심여행기구를 신설하고, 올레길·오름 순찰 강화 및 취약 구간 가로등 확충 등 현장 방범 인프라를 대폭 보강할 방침이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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