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50만원 줄테니 술 마시고 신고해라"...경쟁 횟집에 미성년자 보낸 업주 [어떻게 생각하세요]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JTBC 사건반장 캡처
JTBC 사건반장 캡처

[파이낸셜뉴스] 경쟁 횟집의 매출을 떨어뜨리고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미성년자들에게 돈을 주고 '위장 음주'와 '셀프 신고'를 사주한 인근 주점 업주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7일 경찰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대전의 한 경찰서는 최근 청소년보호법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인근 이자카야 업주 B 씨 등 2명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대전에서 3년째 포장마차형 횟집을 운영해온 제보자 A 씨는 주말 저녁이면 만석과 대기 행렬이 이어질 정도로 장사가 잘되던 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부터 "가게에 미성년자가 있다"는 악의적 신고가 한 달 가까이 주말마다 반복되며 경찰 출동이 잦아졌다.

결국 지난해 11월 17일 사달이 났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2명이 매장 앞에서 담배를 피운 뒤 들어와 술과 안주를 주문했고, 외모만 보고 성인이라 판단한 A 씨는 신분증을 확인하지 않았다. 직후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한다"는 신고로 경찰이 들이닥쳤고, 실제 미성년자로 확인되면서 A 씨는 12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피해의 전말은 영업정지 첫날 인근 경쟁업소 전 직원의 양심고백으로 드러났다. A 씨 가게에서 불과 도보 1~2분 거리에 위치한 이자카야의 전 직원은 A 씨에게 "우리 사장이 아르바이트생에게 '주변 미성년자 중 2시간 일하고 50만 원 받을 2명을 구해오라(총 100만 원)'고 지시해 벌인 일"이라고 털어놨다. 겨울철 대하와 방어 등 횟집 메뉴가 겹치자 경쟁업소를 문 닫게 하려 했다는 것이다.

CCTV 확인 결과 B 씨는 A 씨 매장에 붙은 '임시 휴업' 안내문을 보며 웃고 떠나거나 매장 앞에 본인 식당의 입간판을 세워두는 등 기행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A 씨가 확보한 녹취록에서도 당시 술을 마신 미성년자는 "가게 일하는 삼촌이 인당 50만 원씩 줄 테니 술 마시고 알아서 신고하라고 했다", "신고 다음 날 사우나에 돈을 두고 가 찾아갔다"고 털어놨다.

A 씨의 고소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B 씨 등이 대포폰을 이용해 미성년자들과 은밀히 연락을 취한 사실을 확인하고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또한 경쟁업소의 영업정지를 유도해 본인들의 매출을 늘릴 목적으로 청소년에게 불법 행위를 교사한 점에 대해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다만 업무방해 혐의는 제외됐다. 미성년자들이 나이를 적극적으로 속이는 위계나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주류 판매업주에게도 신분증 확인 의무가 있다는 법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A 씨는 "신분증을 철저히 확인하지 않은 내 잘못도 있지만 어른들이 돈을 벌겠다고 미성년자까지 범죄에 끌어들였다"며 "범행 목적이 명백한 영업 방해인데 해당 혐의가 빠져 아쉽지만 늦게라도 실체가 밝혀져 다행"이라고 토로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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