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CPI에 쏠린 월가…0.2%냐 0.3%냐 금리 갈린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예상보다 강한 고용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진 가운데 오는 11일(현지시간)발표되는 CPI가 금리 동결과 인상을 가를 사실상 마지막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체 물가가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준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로이터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시장 전망에 따르면 8월 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0.2%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전체 CPI가 3.4% 수준을 유지하고 근원 CPI는 7월 2.5%에서 2.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8월 물가에서 전체 CPI와 근원 CPI가 엇갈릴 가능성에 주목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을 통해 전체 물가를 밀어올리는 반면 근원물가의 상승 압력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FT는 연준이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원유 공급 충격보다는 기조적인 물가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 CPI 흐름을 더 중요하게 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추정치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은 4일 기준으로 8월 전체 CPI를 전월 대비 0.36%, 전년 대비 3.38% 상승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0%, 전년 대비 2.38%로 예상한다.
전체 CPI는 0.4% 가까이 오르지만 근원 CPI는 0.2%에 그치는 셈이다. 최근 유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직 광범위한 근원물가 상승으로 번지지는 않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근원 CPI가 컨센서스인 0.2%에서 얼마나 벗어나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2% 안팎에 머문다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 6~7월 나타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힘이 실리면서 예상보다 강했던 고용에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데이터를 지켜볼 여지가 커질 수 있다.
0.3%라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전년 대비 근원물가가 2.4~2.5% 수준으로 낮아지더라도 단기 물가 상승 속도는 다시 빨라졌다는 의미다. 금리 동결과 인상을 둘러싼 FOMC 내부 논쟁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다.
0.4% 이상이면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도는 상방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비농업 고용이 16만2000명 증가하며 예상치를 크게 웃돈 상황에서 근원물가 재가속까지 확인되면 추가 금리 인상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강한 고용 발표 이후 시장이 반영하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60% 안팎까지 높아졌다.
개럿 멜슨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솔루션스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로이터에 이번 CPI에서 중요한 것은 6~7월 나타난 물가 하락 흐름이 실제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11일 CPI의 관전 포인트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체 CPI가 얼마나 오르느냐보다 근원 CPI가 시장 예상인 0.2%에 머무느냐다. 강한 고용은 이미 확인됐다. 이제 물가마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다면 15~16일 FOMC를 앞둔 연준의 선택지는 한층 좁아질 전망이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