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육에 1인 500만원…무슨 사업인지도 모르는 정부
퇴직 방송인 AI·디지털 전문가 재교육
교육·장비비 등 참여자당 500만원
예결소위서 여야 한목소리로 질타
정부 측 "충분히 숙지 못했다" 인정
[파이낸셜뉴스] 퇴직 방송인을 인공지능(AI)·디지털 방송 전문인력으로 재교육하는 정부 사업에 1인당 약 5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정부 측이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필요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방송커리어 리스타트' 사업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집중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방송커리어 리스타트는 방송업계 퇴직 인력을 AI·디지털 방송 분야 전문강사나 컨설턴트 등으로 재교육하는 사업이다. 기존 방송 분야 경력을 활용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AI·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투입되는 비용이다. 교육비와 장비비 등 사업 예산을 실제 교육 참여자 수로 나눌 경우 1명당 약 500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식의 예산이 어디 있나. 이건 복지예산이냐"고 지적했다. 퇴직자의 재취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1인당 투입되는 예산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정부가 이를 뒷받침할 만한 사업 효과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여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측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자 "딱 두 건인데 내용을 파악하고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심사 대상 사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담당 기관이 기본적인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 측 부위원장도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정태호 민주당 의원까지 "정부 쪽에서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 너무 실망스럽다"며 가세했다.
정부가 AI 전환과 인재 양성을 주요 정책 과제로 내세우면서 각 부처에서 AI 관련 교육·인력양성 사업이 잇따르는 만큼 'AI'라는 이름만으로 예산 필요성이 인정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 대상과 비용, 취업·재교육 성과 등을 따져 효과가 떨어지는 사업은 예산 편성 단계부터 걸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 변화에 맞춰 기존 인력을 재교육할 필요성은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입한 예산만큼 성과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정부가 사업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국회 입장에서는 예산 편성의 타당성부터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